최형우 떠난 KIA, 공격 체질이 흔들린다

주홍철 기자 2025. 12. 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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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한승택 이어 최형우까지…KIA 스토브리그 연쇄 충격
- 리그 최고 생산력·클러치 능력 이탈…타선 구조 흔들린다
- 대체 불가 중심타자 공백, 단기간 보완 현실적으로 어려워
- ‘선택적 체질 개선’ 평가 속에서도 남는 건 전력 약화 우려
- 새 외국인·아시아쿼터 카드로 메울 수 있을까…올 겨울 최대 과제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형우가 기록상을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무대에서 가장 꾸준한 해결사로 평가받았던 최형우가 이제 KIA의 이름을 지운다.

새 시즌을 앞두고 그는 새로운 둥지를 택했고, 베테랑 한 명의 이동이 아닌 ‘팀 축의 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큰 이별이 현실이 됐다. 삼성과의 계약이 성사되면서, KIA 타선 한가운데를 지켜온 존재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 선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박찬호·한승택에 이어 팀 내 3번째 이별이다. 그중에서도 최형우의 이적은 전력과 팬심 두 측면에서 가장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년간 KIA 타선의 중심에 섰던 베테랑의 이탈은 정서적 충격을 넘어, 전력 구조에 큰 공백을 남긴다. 단순히 ‘강타자 1명이 떠났다’는 수준이 아니라, 공격 체질의 한 축이 떨어져 나가는 변화다. 이는 2026시즌 KIA가 마주할 최대 변수이자, 시즌 구도를 뒤흔드는 핵심 요인이다. 당장 대책을 세워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비중이 너무 크다.

이는 최형우가 남긴 숫자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KBO와 스탯티즈에 따르면 그는 올 시즌 wRC+ 157.6. 리그 전체 6위, 팀 내 1위다. 타격 생산력에서 그는 리그 평균 타자 대비 60% 가까이 더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 수치는 팀 내 비교를 넘어서, 외국인 타자까지 포함한 KBO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 KIA에서 ‘대체 불가’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는 유일한 타자였다.

세부 지표도 그의 이탈이 단순한 로스터 변화가 아니라는 점이 뚜렷하다. 그는 팀 내 2루타·멀티히트·볼넷·타점 1위, 홈런·안타 2위를 기록하며 사실상 KIA 공격 전반을 떠받친 축이었다. 득점권 장타율과 OPS, WPA까지 모두 1위를 찍으며 결정적 순간마다 흐름을 끌어올린 마지막 버팀목이기도 했다. 해결력이 부족한 타선 속에서 장타·출루·클러치 생산을 안정적으로 과시한 선수는 최형우 뿐이었다. 그의 이탈은 단순한 팀 수치 하락을 넘어 타선의 균형과 결정력을 동시에 잃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전술적 손실도 상당하다. 최형우는 상대 마운드가 가장 무서워한 타자였고, 3-5번 사이에서 게임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좌타 거포로서 팀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잡았고, 투구 패턴을 흔드는 기준점이었다. 그가 빠지면 상대 투수진의 대비 전략 자체가 달라진다. KIA 입장에서는 단순히 한 명이 없는 게 아니라, 전술 선택 폭 자체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그가 팀에 남긴 것은 기록만이 아니다.

KIA로 이적한 첫날부터 베테랑이 되기까지, 팬들은 그의 책임감, 존재감, 그리고 팀을 지탱한 리더십을 먼저 떠올렸다. 부상이 있어도, 팀 성적이 흔들려도 그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그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정서적 무게’는 어떤 것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KIA 팬들이라면 누구라도 그 빈자리를 선명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 그는 흔들림 없는 정신적 지주였다. 자기 관리에서는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고, 경기장 안에서는 늘 젊은 선수들과 소통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였다. 수치로 측정할 수 없는 이 존재감은, 그의 이적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를 단기간에 메울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새 외국인 타자를 통한 보강이 이뤄진다 해도, 한 시즌 만에 최형우 수준의 생산력을 재현해줄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타자는 경기력 편차가 심하고, ‘즉시 전력’ 판단에도 리스크가 따른다. 첫 시행되는 아시아쿼터 역시 즉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남은 자원들로도 중심타선에서 연간 140여 경기의 꾸준한 생산을 책임질 타자는 흔하지 않다. 결국 KIA 입장에서는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손실’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최형우의 이적은 결국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KIA는 단순히 베테랑을 떠나보낸 것이 아니라, 리그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해결력, 팀 상징성을 동시에 잃었다. 숫자로 명확히 확인되는 공백의 무게는 내년 시즌 KIA 타선이 풀어야 할 현실적 과제다.

이번 결과를 구단의 ‘선택적 체질 개선’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장기적으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노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방향의 당위성과는 별개로, 앞으로 감당해야 할 손실 폭은 결코 작지 않다. 예산 제약과 리빌딩 전제가 깔린 선택이라 해도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해결사는 떠났고, 그가 남긴 자리는 2026년 KIA가 반드시 안고 가야 할 사안으로 남았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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