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을까? 기자·PD로 30년 직장 생활을 한 쌍둥이 자매가 들려주는 ‘빡센’ 사회생활 생존을 넘어 행복 찾기 노하우 담은 ‘집에가고싶다’
집에가고싶다/이동애·이동희/말하는나무/1만8500원
“직장인으로서 우리가 정말 바라는 것은 ‘퇴근’이 아니라, 출근했을 때도 ‘집’에서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일지도 모르겠다.”
쌍둥이이자 MBC 기자·PD 자매인 이동애 기자와 이동희 PD인 저자가 쓴 이책은 ‘열심히’가 아닌 ‘잘’ 사는 법을 알려주는 인문학적 자기계발서다. 저자 이동애는 디지털국장이던 때의 어느 월요일 아침, 출근해서 보니 편집국 사무실의 대형 화이트보드에 “집에 가고 싶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주말에 근무한 방송 편집자가 쓴 것으로 보였지만, 그 절실한 마음에 공감하며 누가 썼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굳이 묻지 않고 지우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사이 그 밑에 “나도”라는 글을 적으며 동참한 이들이 7명이나 되었다. 저자들은 그 에피소드에 주목했다. 크고 작은 고민을 서로 나누며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해온 두 사람은 일 잘한다는 칭찬도 받았지만, 승진에서 미끄러지기도 했고 번아웃과 브레인포그도 겪었다. ‘집에 가고 싶다’고 토로하는 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은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쓰지만, 분석해보니 단순한 투정이 아니었다. 개인의 나약함에서 나오는 말은 더욱 아니었다. 끊임없이 온(ON) 상태를 요구받고, 배터리를 소진하며, 저전력 모드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의 공유 감각이었다. 콘텐츠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마주한, 동시대의 진짜 목소리였다.

저자들은 변화는 이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이 전투와 같은 일과 삶에서 나를 지키고 행복에 이르고자 하는 적극적 행위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우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문학적인 필치로 제시한다.
선택적 몰입과 죄책감 없는 쉬기, 원치 않는 연결을 끊을 용기를 통해 무조건적 위로도, 가혹한 질책도 아닌, ‘그래, 우리 모두 다 그래’라는 따뜻한 공감과 응원을 건넨다.
우리가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매일 나의 행동과 업무에 대해 잘잘못을 평가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개방형 사무실, 상시적 모니터링, 끊임없는 소통요구에서 나를 지키고 싶은 현명한 마음에서 나오는 그 생각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한다. 번아웃과 브레인 포그, 출근길의 불안, 회사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겸손과 허세의 미묘한 균형까지를 저자들은 직장생활이 인간을 어떻게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소모하게 하는지를 상세히 담았다.

그런 공간은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문학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던 자기만의 방일 수도 있고,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월든 호숫가로 들어가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추구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오두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캐나다의 넷실릭 에스키모인들은 안녕을 뜻하는 인사말로 “우주(집)는 안녕한가요?(카노크 실라 Qanoq sila?)”라고 말한다. 페루인들은 “당신은 당신 집에 있어요.(에스타 엔 수 카사 Está en su casa.)”, 멕스칼티탄 섬마을 사람들은 “내 집이 당신 집이다(미 카사 에스 수 카사 Mi casa es su casa)”라고 인사한다고 한다. 우리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언제나 가고 싶은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하는 인사말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벗어나 어디든 ‘내가 있는 곳이 내 집이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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