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썩어 천천히 죽어가던 아내… 부사관 남편은 "몰랐다" ('실화탐사대')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진실은 무엇인가.
4일 밤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육군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의 전말을 파헤쳤다.
지난달 17일 파주 한 군 관사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김민지(가명) 씨가 전신에 오물과 구더기가 가득한 채로 발견됐다. 당시 민지씨는 의자에 앉아 간신히 숨만 쉬고 있던 상황. 신고자는 남편 A씨였다.
민지 씨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끝내 사망했다. 사인은 '패혈증에 의한 쇼크사'.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할 때 신발이 놓인 곳부터 대변 냄새가 좀 많이 심하게 나는 상태였다"며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피부가 썩어있는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구급대원이 찍은 사진 속 민지 씨의 팔, 다리는 이미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바닥은 대소변으로 가득했다. 구급대원은 "몸 주변에 구더기가 수만 마리 있었다"며 "이미 피부 안쪽에 날파리가 알을 깨고 날아다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A씨와 민지 씨는 결혼 10년 차 부부로, 초등학교 동창 사이였다. A씨는 처가 식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범적 사위'로 유명했다. 민지 씨 어머니는 "(A씨가) 처가에 너무 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수상한 행동이 시작됐다. 민지 씨 어머니는 "(A씨가 그 무렵) 택배로 거즈를 어마어마하게 사들였다고 한다. 달고나도 엄청 많이 샀다"며 "뭘 못 먹으니까 입에 물려준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처가에서 민지 씨를 걱정할 때마다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신고 전날 밤에도 "민지가 수프를 먹고 싶다고 해서 수프를 사러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웃 주민들은 사망 전후로 부부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술이 짝으로 들어가더라"며 "소주 페트병을 사서 카트에 물과 함께 담아가더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새벽 2시까지 쿵쾅거리는 소음이 심했다. 2주 전에는 매일 그랬다"고 증언했다.
반면, A씨는 "아내 상태가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상황.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10년 동안 살았으면 미운 정 고운 정이 있었을 거 아니냐. 그런데 저렇게 사람을 방치했다는 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방임을 통해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길을 터준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A씨는 긴급 체포돼 중유기치사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군은 병원 진료 기록, 디지털 포렌식, 금융 추적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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