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난맥상〉시청·터미널 패싱… ‘유령철’ 된 광주 1호선
IMF가 낳은 ‘반쪽 짜리 노선’ 후유증
2호선·광천상무선 개통까지 과제多

광주 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 20년을 넘겼지만 시민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광주시청·유스퀘어(옛 광천터미널)·기아 챔피언스필드(옛 무등경기장) 등 핵심 생활 거점이 모두 노선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도시철도의 기본 기능인 '생활·행정 거점 연결'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공기 수송(공기만 싣고 달리는 지하철)'이라는 오명도 떼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 이용 편차는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4일 광주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용객이 가장 적은 녹동역은 지난 10월 기준 5만 3571명으로, 하루 평균 175~180명에 머문다. 반면 가장 붐비는 광주송정역은 같은 기준 147만 8557명으로, 하루 4719~4948명에 달한다. 같은 노선에서 하루 4600명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도심 수요 축과 어긋난 노선 구조가 만든 필연적 결과"라고 진단한다.
역설적이게도 1호선은 초기 계획 당시 '황금 노선'으로 평가받았다. 1990년대 인구 밀집 지역을 정확히 관통했고, 비용 대비 편익 지표(B/C)도 1.34로 기준치(1.0)를 넘었다.

설계 단계의 선택도 뼈아팠다. 지난 1994년 광주시가 수립한 '도시철도 기본계획' 원안은 총 5개 노선이 촘촘하게 연결되는 구상이었다. 계획대로라면 1·2호선이 교차하며 터미널, 시청, 대학가를 모두 아우를 수 있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IMF)로 재정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단일 노선만 우선 추진됐고, 예산과 공사 난이도를 고려한 현재의 동·서 직선축이 최종 선택됐다.
특히 터미널 미경유 결정에는 기술적 요인이 작용했다. 당시 터미널 일대는 교통 혼잡이 심해 굴착 공사가 어려웠고, 터미널을 관통하려면 노선을 'ㄷ'자로 꺾어야 해 공사비 증가와 운행 속도 저하가 우려됐다. 대안으로 농성역·화정역 도보 환승이 제시됐지만, 짐을 든 이용객에게 20분 도보 이동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식이었다.
광주시청 역시 설계 당시 동구 계림동에 있었으나, 착공 후 상무지구 이전이 확정되면서 행정 중심과 지하철 접근성이 분리됐다. 인근 상무역이 있지만 이 또한 터미널 처럼 도보 20분 이상 소요돼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기아 챔피언스필드 또한 상시 수요 미흡과 지형적 제한을 이유로 배제됐으나, 현재까지도 야구 시즌마다 일대 교통난은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 이전과 공항 이전 등 일부 변화가 예견된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노선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정책 판단 실패'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결국 1호선은 도시 성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역세권이 오히려 소외되는 기형적 구조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뒤늦게 전남대·조선대·첨단·수완지구 등 핵심 수요축을 잇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로 수습에 나섰다. 지난 2019년 착공한 2호선은 1단계(시청~광주역·17㎞) 공정률 95%, 2단계(광주역~첨단~시청·20㎞) 공정률 6%를 보이고 있으며 각각 2027년,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현대 광주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광천~상무 일대를 잇는 '광천상무선'도 추진 중이다. 다만 2호선 2단계가 난공사로 지연되고 있고, 광천상무선 역시 최종 확정되더라도 개통 목표가 2032년 무렵이라 당장의 교통난 해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대일 광주대학교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도시교통이 시민 편의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이나 주거·업무·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도심복합개발과 연계한 역세권 개발이 필요하다"며 "도시 내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광주형 직주락(직장-주거-즐길거리)과 직주통(직장-주거-교통)을 통해 인구감소와 도시 쇠퇴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천상무선은 늦어도 다음 달 중 국가교통위원회 상정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와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2호선은 2027년 1단계 개통을 목표로 마무리하고, 2단계 난공사 구간(7·10·13공구)에 대해서는 공법 변경 등을 검토해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