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학생 농부들의 김장 잔치…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축제

KBS 지역국 2025. 12. 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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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학교 유휴지를 생태 텃밭으로 가꾸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마을 주민까지 모두 모여 김장을 담그고 나누는 ‘신바람 먹거리 마을 축제’가 열렸습니다.

학교 텃밭에서 학생 농부들이 시작한 이 작은 김장 잔치는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유구천을 따라가면, 너른 땅 위에 우뚝 선 작은 학교가 있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이곳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마을 어르신들까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학생들은 직접 수확한 배추를 손수 나르며 김장 준비에 한창입니다.

[권하은/삼가중학교 1학년 : "배추를 저희가 다 같이 키워서 김장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삼가중학교는 천 평이 넘는 유휴지를 생태 텃밭으로 가꿔 배추와 여러 작물을 직접 기르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교과 연계 수업으로 김장 나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문종갑/합천삼가중학교 교장 : "학교가 마을과 동떨어져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마을의 중심으로서 학교의 역할이 있고 그 속에서 좋은 어른과 좋은 학생들이 같이 어울리는 뜻깊은 마을 잔치를 통해서 의미 있는 행사들을 열고자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마을 주민들까지 손을 보태고 있는데요.

오늘 절인 배추는 모두 300포기.

이 많은 배추들은 다음 날 교실 안으로 옮겨집니다.

파를 썰어 배춧속을 만드는데요.

아직 서툰 손길이지만, 정성은 가득합니다.

["얘들아, 이렇게 골고루. 색칠하듯이."]

속이 꽉 찬 배춧잎 사이사이에 정성스레 양념을 채워 넣는데요.

함께 모여 하다 보니, 김치가 금방 쌓입니다.

[정윤서/합천삼가중학교 2학년 : "지금 시험 기간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 공부한다고 서로 소통을 잘 안 하는데, 이 김장으로 인해서 서로 소통도 늘고 다 함께 즐겁게 즐기는 것 같아요."]

붉은 양념이 배추 속을 채워 갈수록 아이들 얼굴에도 뿌듯함이 번져 갑니다.

[김청용/합천삼가중학교 2학년 : "이야기를 하면서 힘든 것도 덜어내고 또 협동심도 기르고 또한 이제 즐겁게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담근 김치는 학교 주변 독거 노인과 전교생 등 50여 가구로 전달됩니다.

[정다은/학부모 : "고사리 같은 애들 손으로 직접 김장을 한다니까 너무 대견스럽고 저는 (김치를) 받는 입장에서 너무 감사드리고 너무 뿌듯합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삼가중학교 체육관이 축제장으로 변신하는데요.

학생들이 김장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역주민들이 기부한 돼지고기 수육까지 더해져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이날 지역사회에서는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했습니다.

[서문병관/합천군 삼가면장 : "학생들이 김장 김치를 맛있게 정말 잘 했습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올여름에도 수박 농사들을 지어서 경로당에 배포도 해주고 나눠주고 아마 그게 교육인 것 같아요. 학생들로 인해서 어른들의 활력소도 되고 우리 학생들도 어른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도 배우고 아마 그런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도 이어졌는데요.

농촌에서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은 만큼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겐 큰 기쁨입니다.

[이순일/합천군 삼가면 : "학생들이 맛있게 만들고 그것도 좋지만 이런 잔치를 해서 이웃 사람들하고 나누어 보고 인정을 주고받고 그렇게 하는 게 진짜 공부지요."]

[문종갑/합천삼가중학교 교장 : "좋은 학교가 있어야 좋은 학생이 있습니다. 학교와 지역이 서로 소통하면서 교류하면서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그런 행사들 속에 이러한 행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아이들이 학교 텃밭에서 배추를 심고, 직접 담근 김치를 이웃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요.

학생 농부들의 김장 잔치 덕분에 합천의 겨울이 따뜻해졌습니다.

구성:정현정/촬영·편집:한동민/내레이션:신유진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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