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법대로 하면 될까

조국환 2025. 12. 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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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헬스케어 가전 기업 바디프랜드가 사망한 계약자의 유가족에게 93만 원의 위약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80대 계약자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유가족이 안마의자 대여 계약을 해지해 줄 것을 요청하자 회사가 남은 약정 기간에 대한 위약금과 사은품(모바일 상품권) 비용까지 합쳐 청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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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헬스케어 가전 기업 바디프랜드가 사망한 계약자의 유가족에게 93만 원의 위약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80대 계약자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유가족이 안마의자 대여 계약을 해지해 줄 것을 요청하자 회사가 남은 약정 기간에 대한 위약금과 사은품(모바일 상품권) 비용까지 합쳐 청구를 한 것이다. 여론이 들끓자 회사는 뒤늦게 "위약금 면제 정책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물러섰고, 곧 계약자 사망 시 위약금과 철거비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묘한 씁쓸함을 남겼다. 기준이 흔들리면 그 유동성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해진다. 이 비용을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기준'을 지키며 살아가는 형태로 사회를 유지해왔다.

이 사례에서 회사는 정말 '법대로'했다. 상속을 받으면 채무 역시 함께 상속된다는 법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법대로 해서 문제가 된 것 같아 보였다. 웬만하면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면 꽤 많은 이들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면서 결국 어느정도 균형점에서 논의가 마무리가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은 부모의 사망과 닿아 있었고, 여기서 우리는 기존에 우리가 활용하던 "어쩔 수 없다"는 기준 즉,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명제로 담을 수 없는 부분의 미묘한 경계선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최대한 법적인 논의로 끌어와 보자면, 한국소비자원 또한 장기렌터카사건에서 "임차인의 사망은 불가항력 사유에 해당하므로, 위약금 부과는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이라고 보고 결정한 예도 존재한다.

아무튼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업계 관행"이라는 표현으로 스스로를 변호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다.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사실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각종 생활가전의 구독 시장을 선도하는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 교원웰스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약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 서류만 제출하면 위약금 없이 해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해 왔음이 확인되었다.

이미 다른 업체들은 오히려 '관행'에 따라 법적으로는 상속인에게 채무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법대로 하지 않고 이런 경우 위약금을 면제해 온 것이다. 그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말이다.

예외를 위한 기준을 세우는 것도 결국 기준에 따른다는 점에 있어서는 기준을 준수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동일하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기준을 꼭 준수하여야 하는가"가 아니라 "지금 이 기준이 절대적인가"로 옮겨와야 한다.

'법은 상식'이라는 명제는 분명하다. 기준이 현실을 담지 못한다면 사회적 합의로 기준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 이사건은 이 부분을 시사하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기준을 월담하였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도록 단선적으로 기준을 정한 것의 결과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국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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