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재판장, ‘내란재판부’ 언급하며 “이렇게는 못 올려…증거목록 정리해달라”

12·3 불법 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등을 맡고 있는 지귀연 재판장이 최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해 짧게 언급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3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을 열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특검)에 변론 종결 전 증거목록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지 재판장은 “오는 19일에 증인신문을 마지막으로 하고, 그게 마무리되는 16일이나 23일 정도에 다시 공판준비절차를 잡아서 증인과 증거목록을 점검하려 한다”면서 “목록이 방대하다. 특검에 계속 말하지만 기존에 넣은 신문기사들은 과감히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등법원에, 아니 내란전담재판부든, 하여튼 고등법원에 이런 증거목록을 올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심 선고 판결문에 올리는 증거목록이 복잡하고 방대해 항소심 재판부에서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취지다.
지 재판장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다음날인 4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최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재차 밝혔다.
재판 진행에 앞서 윤 전 대통령 측 배보윤 변호사는 “국회는 이 사건 재판과 관련한 법원 결정이나 처분에 대해 마음에 안 든다며 비난하고 명령한다. 이는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고, 피고인은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특검법을 발의해서 특검이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재판정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는데 외부에서 재판을 흔든다는 것은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과 패스트푸드점에서 ‘계엄 회동’을 연 인물 중 하나다. 노 전 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통해 지시를 받고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투입한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따로 재판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문 전 사령관이 퇴정한 뒤 “부정선거 사건을 수사하거나 조사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군 정보 조직에 선관위 조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누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는지 적발하는 건 물론 사이버상으로 부정이 있다는 것을 규명하는 정도만 되려 해도 상당한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한다”며 “군에서 아무리 방첩사나 사이버사, 정보사가 있다 해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김용현) 장관에게 지시한, 방화벽이나 비밀번호 보완됐는지만 확인하라는 것도 최고의 군 전문가가 가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저의 뜻은 1년 전에 국정원이 지적한 사항에 대해서 성의 있게 보완되는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월 5·7·9일에 걸쳐 내란 사건의 최종 변론과 결심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2월쯤 선고를 내릴 전망이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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