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억제하자 신용만 폭증…‘빚의 질’ 경고등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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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사실상 멈춰 선 사이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며 은행권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담보가 있는 주담대와 달리 신용대출은 차주의 상환 능력 변화에 민감해 경기 변동 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부실 발생 시 손실을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신용대출은 경기 둔화·금리 변동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해 연체 가능성이 더 빠르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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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은 두 달 새 1조7567억 급증
신용 증가 배경엔 증시반등, 빚투 확산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4/dt/20251204180827789usvf.png)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사실상 멈춰 선 사이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며 은행권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담보가 있는 주담대와 달리 신용대출은 차주의 상환 능력 변화에 민감해 경기 변동 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 중심의 대출 구조가 고착되면 금융체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611조2857억원으로 전월 대비 6396억원 증가했다. 지난 9월(1조3134억원), 10월(1조6613억원)의 증가폭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이다. 지난해 3월(-4494억원)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이례적인 속도로 불어났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5646억원으로 전월보다 8316억원 증가했다. 지난 10월 증가액(9251억원)과 합산하면 두 달간 1조7567억원 늘어났다. 대출 한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용대출의 증가폭이 주담대를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 반등과 빚투 확산으로 단기 투자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신용대출이 사실상 투자 자금 조달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12월 공모주 청약이 19건이나 예정된 상황에서 청약증거금·단타 매매 자금이 몰리자, 차주들은 규제 없이 빠르게 조달 가능한 신용대출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6·27 대책 이후 상환을 미루는 차주가 늘어난 흐름까지 겹치며 신용대출 수요가 단기적 요인을 넘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담대 규제로 부동산 거래 비용까지 신용대출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신용이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모두 흡수하는 왜곡된 자금 흐름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용대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실물·생계가 아닌 고위험 투자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담보 없이 소득·신용만으로 빌려 쓰는 자금이 주식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면 은행의 회수 위험도 함께 커진다.
특히 신용대출 중심의 증가세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부실 발생 시 손실을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신용대출은 경기 둔화·금리 변동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해 연체 가능성이 더 빠르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로 부동산 계약금까지 신용대출로 돌리는 경우가 늘었고, 투자자금 수요까지 겹쳐 총량 관리가 예상보다 어려워졌다"며 "연말 대출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권 대출 한도는 이미 포화 상태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8953억원으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증가 목표(5조9493억원)를 32.7% 초과했다. 총량을 맞추기 위해 일부 은행은 주담대·전세대출·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대출 중심의 증가세가 지속되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로 주담대가 지나치게 막히자 필요한 사람들까지 신용·사채 영역으로 밀려나는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담보 대출이 빠르게 늘면 경기 변동 시 상환 불능 위험이 높아지고, 은행은 대출 회수에 나서며 금융시장이 경색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증시 투자 확대 역시 정부가 분위기를 띄우면서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빚을 내서 투자한 자금이 손실을 보면 충격이 바로 금융권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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