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형제…주일 한국문화원서 특별전 개막 [특파원+]

유태영 2025. 12. 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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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일본인 형제가 있다.

'아사카와 형제가 남긴 길: 조선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사랑한 노리타카와 다쿠미'라는 제목으로 약 50일간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자료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일기, 스케치, 편지 등 약 70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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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일본인 형제가 있다. 도예가, 조각가, 화가로 다재다능했던 형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1884∼1964)는 1913년 경성 남산심상소학교에 미술교사로 부임, 조선 도자기 역사 연구에 생애를 바쳤다. 그는 소장했던 도자기와 공예품 3500여점을 동생 다쿠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와 함께 경복궁 내에 건립한 조선민족미술관에 기증하고 1946년 일본에 돌아갔다. 조선민족미술관은 훗날 국립중앙박물관에 흡수됐다.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형제’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특별 기획전을 알리는 주일 한국문화원 포스터
동생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는 형의 권유로 1914년 조선으로 건너와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소에서 근무했다. 당대 조선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공예품 등 조선 문화에 깊이 빠져 ‘조선의 소반’, ‘조선도자명고(朝鮮陶磁名考)’ 등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책을 남기기도 했다. 조선의 산과 민예, 그리고 조선인을 사랑했던 그는 40세 나이로 요절한 뒤 자신의 뜻에 따라 조선의 흙으로 돌아갔다. 현재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있는 그의 묘소에는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 간 일본인, 여기 한국의 흙이 되다’라는 문구가 적힌 묘비가 세워져 있다.

한·일 우호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아사카와 형제’를 조명하는 특별 기획전이 4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한국문화원에서 막을 올렸다.

‘아사카와 형제가 남긴 길: 조선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사랑한 노리타카와 다쿠미’라는 제목으로 약 50일간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자료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일기, 스케치, 편지 등 약 70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오는 20일에는 김경묵 와세다대 교수, 사와야 시게코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자료관 이사의 강연회가 열린다.

4일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개막한 아사카와 형제전에 동생 다쿠미의 생애를 그린 영화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 포스터와 형제의 이야기를 소개한 일본 교과서 등이 전시돼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4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아사카와 형제 특별 기획전 개막식에서 박영혜 한국문화원장(가운데), 야마우치 가즈토시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부시장(왼쪽 세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기획전이 종료되는 내년 1월 20일에는 다쿠미의 일생을 소재로 2012년 개봉한 영화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도 상영할 예정이다.

박영혜 한국문화원장은 이날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양국 교류의 대표적 인물인 아사카와 형제 전시회를 열게 돼 매우 기쁘다”며 “100여년 전부터 한·일 간 문화 교류를 했던 형제의 생애와 열정을 함께 느끼면서 보다 넓고 긴 양국 간 교류를 위한 신뢰관계를 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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