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칼 빼든 정의선…핵심 경영진 물갈이

임주희 2025. 12.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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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핵심 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의 남자’라고 불리며 그룹 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던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사직했으며,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과 제네시스사업본부장도 교체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올해 현대차그룹에서 대규모 인사가 예고됐다고 보고 있다. 성과주의에 따라 사업 결과물을 내지 못한 파트에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뿐 아니라, 그룹 내 미래 사업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도 가속화되고 있단 해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송창현 사장은 전날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1월 연구개발(R&D) 조직을 전면 개편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AVP본부와 하드웨어 중심의 R&D본부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SDV본부장이었던 송창현 사장이 AVP본부를 이끌게 됐다. 갑작스러운 조직 분리와 소프트웨어 조직 밀어주기 식 행보에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진통을 앓기도 했다.

내부 불만과 더불어 AVP본부가 1년여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송창현 사장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최근 조직개편에서도 AVP본부에서 핵심 축을 담당했던 기초소재연구센터가 R&D본부로 이관되며 이러한 의구심은 증폭되는 모양새였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AVP 본부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경쟁사들에 비해 기대한 성과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인 테슬라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감독형 FSD’를 국내 도입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혼다도 글로벌 시장에서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송창현 사장의 사퇴로 정의선 회장의 SDV 조직 쇄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송창현 사장은 AVP본부 설립 전부터 차량 개발 구조를 소프트웨어-하드웨어로 구분하는 ‘디커플링’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그의 제안에 따라 R&D 조직이 전면 재편됐지만 디커플링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R&D 조직의 전면 재배치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반기 SDV 페이스카를 공개할 예정이다. 미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의 경우 2027년부터 레벨 2+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며, 이후 개발 중인 모든 기술을 적용한 SDV를 2028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대차 일부 임원에 대한 보직임명 및 승진인사도 단행됐다. 이시혁 북미권역상품실장 신임 전무가 제네시스사업부장으로, 국내사업본부장으로는 김승찬 신임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기존 제네시스사업부와 국내사업본부를 이끌었던 송민규 부사장과 정유석 부사장은 성과주의 및 세대교체 전략하에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이 지난 8월 20일 경기 판교 소재 소프트웨어드림센터 사옥에서 열린 ‘플레오스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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