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만 스님, 마음 사용설명서 담은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 출간

곽성일 기자 2025. 12.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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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견해·정신으로 마음 구조 설명…생각·감정 다루는 구체적 통찰 제시
“마음은 고치는 대상 아닌 이해의 대상”…유쾌한 강의 담아낸 실천적 심리 안내서
▲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

불광출판사는 14일, 보만 스님의 불교심리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신간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을 출간했다.

전국에서 수백 명이 모여드는 강연으로 화제를 모은 '스타 스님' 보만은 이번 책에서 마음의 구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사용 설명서' 형태로 풀어냈다. 그는 "마음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사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마음의 구조를 밝히는 세 가지 키워드: 기억·견해·정신

보만 스님은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첫 번째 요소로 기억을 꼽는다.

그는 기억을 "마음이 담긴 그릇"이라 표현한다.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장면이 이 그릇에 차곡차곡 쌓이고, 그 기억은 다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결정한다.

두 번째 요소는 견해다.

기억 위에 형성된 견해는 '해석의 틀'이 되어 같은 말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는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농담으로 지나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님은 "사건보다 해석이 더 큰 고통을 만든다"며 견해를 비우는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는 모든 것을 알아차리는 바탕자리인 정신이다.

생각과 감정이 끊임없이 변하지만 그 변화를 지켜보는 자리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스님은 설명한다. 책은 이 정신의 자리를 '숨은 엔진'이라 부르며 흔들림 없이 나를 바라보는 힘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 보만 스님

△생각은 다루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하는 것'

스님은 사람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오류로 "생각을 멈추려는 시도"를 들었다.

생각은 억누를수록 더 거세게 밀려오는 속성이 있으며 생각을 통제하려 할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진다. 책은 "생각은 흐른다. 흘러가게 두면 사라진다"는 원리를 중심으로 생각과 거리를 두는 구체적 실천법을 제시한다.

△감정은 실체가 아니라 기억이 남긴 '흔적'

감정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보만 스님은 감정을 견고한 실체가 아니라 '지나간 생각의 흔적'으로 본다.

그래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억누르기나 회피가 아니라 감정이 지나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이다. 책은 감정의 파도를 조정하려 하지 말고 일어나는 걸 알아차리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자유를 준다고 말한다.

△의미는 스스로 만든 것, 때로는 마음을 다치게 하는 독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상당수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덧씌운 '의미'에서 비롯된다고 스님은 지적한다.

'의미'는 기억이 만든 견해가 현재의 경험을 다시 해석하는 순간 등장하는데 이때 무의식적으로 붙인 의미가 마음을 다치게 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

책은 의미를 덜어낼수록 마음이 단순해지고 단순해진 만큼 가벼워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웃음으로 열고, 통찰로 닫는 '불교심리학'의 힘

책은 무거운 수행서가 아니다.

보만 스님 특유의 유쾌한 강의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 있어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다가도 곧바로 마음을 꿰뚫는 한 문장에 멈칫하게 된다. 강의 중 여고생들과 '반팅'을 하다 들킨 일, 절 창고를 몽땅 태웠던 에피소드 등 스님의 솔직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보게 된다.

△ "마음은 고치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

책의 결론은 단순하지만 깊다.

우리가 '나'라고 믿어온 것은 사실 기억·견해·감정이 만든 임시적 조합에 불과하며, 진짜 나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리라는 것이다. 스님은 "생각은 변하고 감정은 흐르지만 깨닫는 능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불교심리학'은복잡한 마음에 지쳐 자신을 다시 세우고 싶은 이들에게 단단한 매뉴얼이자 부드러운 위로가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