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식당일 하는게"…'어르신 수발' 요양보호사, 월 평균 임금 99만원
[편집자주] 한국은 초고령사회다. 돌봄을 받지 못하는 노인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가족 돌봄도 부담이 크다. 부담을 덜어주는데 요양보호사가 필수다. 하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면서 어르신 돌봄 질도 떨어지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개선책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거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목욕, 간호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일정 비율을 곱해 납부하게 된다.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수행하는 주체이며 이들의 인건비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원에서 나온다.
인력수급취약지역 내 장기요양요원에 월 5만원의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농어촌 지역 장기요양요원 지원금'을 신설한다. 5년 이상 근무, 40시간의 승급교육 이수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요양보호사를 '선임 요양보호사'로 지정하고, 매월 15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하는 요양보호사 승급제 대상 기관을 확대해 올해 대비 선임 요양보호사를 약 3000명 늘릴 예정이다.
이 같은 종사자 처우개선에 따라 근속 7년 요양보호사는 기본급 외에 월 최대 38만원의 수당(장기근속장려금 18만원+농어촌 지역 지원금 5만원+선임 요양보호사 수당 15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선 정부 조치에도 여전히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기에는 수당이 부족하다고 본다. 정형선 국민의료복지연구원장(연세대 보건행정학부 명예교수)은 "정부의 추가 수당 지급으로 수가가 오르겠지만 아직 인건비가 낮은 편이라 부족하다"며 "요양보호사들이 현재 받는 금액이 월 100만원이 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곽효민 대한요양보호사교육기관협회 사무총장은 "일반 요양을 하는 경우 하루 3시간 20일 일하면 70만원 조금 넘는 정도를 벌고, 오전 오후 두 번 일하면 하루 6시간 일하고 월 150만원 정도를 번다고 보면 된다"며 "그런데 이 금액이 너무 적어 요양보호사 분들이 차라리 식당에서 서빙하는 게 훨씬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의 2021년 서울시 장기요양요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문요양보호사의 월 평균 임금은 99만5580원, 시설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임금은 204만5436원이었다.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방문요양의 경우 61.1세, 시설요양은 60.2세였다.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 장기요양보험 재정 지출이 급속히 불어나고, 요양보호사로서 일할 인력은 없는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요양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너무 보험료를 올리면 젊은 세대만 부담을 많이 한다는 불만이 생기고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부양을 받아야 될 사람들 중 여유가 있는 계층은 본인들이 더 장기요양서비스 비용을 더 부담할 수 있게 사회적으로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 "외국인 요양보호사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외국인에 언어 능력과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시험이 있어야 한다"며 "청년 등이 요양보호사를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가 업무 부담 능력이 덜한 직업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IT(정보통신) 기술 등이 빨리 적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교육비 지원으로 요양보호사가 되기 위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곽효민 사무총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되는 비용이 요양보호사들한테 많이 돌아갈 수 있게 상향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아울러 고용노동부에서 내일배움카드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에 교육비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비율이 크게 축소돼 지원자가 줄었다. 이 지원율을 다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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