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임박한 홈플러스…M&A 대신 MBK 책임론 확산
인수의향자 못 찾아…이달 29일 기업회생계획 제출 마감
김병주 MBK 회장 "내 권한 밖 일"…10만명 생계 위기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하며 파산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연내 M&A(인수합병)를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확산하는 이유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 가양점 △부산 장림점 △고양 일산점 △수원 원천점 △울산 북구점 등 5곳 점포에 대한 연내 영업 중단 가능성을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9월 '홈플러스 사태 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꾸리며 인수합병(M&A)에 전력을 쏟았다.
당시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로 전국 15곳의 폐점을 연말까지 보류했다. 그러나 이들 점포에서 납품 중단, 임대 점주의 퇴점, 인력 유출 등이 가시화되면서 정상 영업마저 어려워졌다. 홈플러스가 연내 영업 중단 가능성을 밝힌 5곳도 기존 폐점 보류됐던 점포였다.
홈플러스 측은 "주요 거래처의 거래조건 복구 및 납품 정상화가 지연되며 유동성 이슈가 더욱 가중됐다"며 "납품 물량 축소로 판매 물량이 줄어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속 고정비는 계속 발생하고 있어 현금흐름과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청산가치를 3조6816억원, 계속기업가치를 2조5059억원으로 평가했다. 청산가치는 회사를 매각할 때의 기업가치, 계속기업가치는 회사를 계속 운영할 때의 기업가치를 의미한다.
기업회생절차는 회사를 계속 운영할 때와 회사 자산을 팔았을 때의 가치 중 어느 쪽이 더 큰 것인지를 따져 판단한다.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는 청산할 때의 가치가 운영할 때의 가치보다 더 높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시 파산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위기 상황은 홈플러스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연 매출(연결 기준)은 6조9920억원으로 전년도 6조9315억원에서 정체돼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에서 3142억원,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에서 6758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홈플러스 총차입금은 △2023년 1조4632억원 △2024년 2조144억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순부채도 △2023년 1조3074억원 △2024년 1조8751억원으로 급격히 뛰었다. 이처럼 홈플러스는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종합부동산세와 부가가치세 등 공과금 700억원을 체납했다. 전기세도 220억원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전방위적 경영 악화를 맞닥뜨렸다.

홈플러스가 총체적 난국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업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책임론을 지적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당시 홈플러스의 매각가는 7조2000억원으로, MBK파트너스는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후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4조원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업체들에 뒤처지기 시작했고, 대형마트의 상품 경쟁력마저 약화했다. 더구나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직전까지 카드매출 채권을 담보로 수천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바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수습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이어진 질의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내 권한 밖이며, 홈플러스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다"고 회피성 발언을 쏟아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에 대한 MBK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에도 "노력하겠지만 현재는 법인과 개인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외면 속에 M&A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오는 12월 29일까지다. 만약 이 기간에 매각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대 10만명에 이르는 홈플러스 노동자가 직장을 잃는다. 또한 1800여곳의 납품업체와 8000여곳의 입점업체도 줄도산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계획안 제출일인 오는 12월 29일까지 입찰제안서를 계속 받겠다"면서도 "현실적인 회생 방안이 M&A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과 채권단을 포함해 정부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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