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30종 금속 결합…UNIST, CO₂ 활용 ‘현대판 연금술’ 개발

박은경 2025. 12. 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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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고엔트로피 소재를 상온에서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조승호·이석빈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정환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학교,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30종에 달하는 금속 원소가 혼합된 '초고엔트로피 나노 소재'를 1분 만에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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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다성분 금속 나노구조체 합성
서로 다른 금속 연결하는 탄산이온 활용
고엔트로피 소재를 상온에서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UNIST 조승호(왼쪽부터) 교수, 이석빈 교수, 김정환 교수, 김미리 연구원(제1저자), 김민지 박사(제1저자). UNIST 제공

배터리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고엔트로피 소재를 상온에서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조승호·이석빈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정환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학교,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30종에 달하는 금속 원소가 혼합된 ‘초고엔트로피 나노 소재’를 1분 만에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5가지 이상의 금속이 섞인 고엔트로피 소재는 단일 금속보다 내구성과 촉매 활성 등이 뛰어나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크기가 다른 금속 원자들을 균일하게 섞으려면 수천 도(℃)의 고온과 고압이 필요해 생산 비용이 높고, 대량 생산에도 제약이 따랐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탄산이온의 금속 연결 특성을 이용해, 상온·상압에서도 고엔트로피 소재를 합성할 수 있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탄산수를 만든 뒤 수산화물(OH⁻)을 첨가하면 이산화탄소가 금속과 결합하기 쉬운 탄산 이온(CO₃²⁻)으로 전환된다. 여기에 30종의 금속 이온 용액을 넣고 1분간 저어주면 다양한 금속이 순식간에 하나의 나노 입자로 응집되는 원리다. 조승호 교수는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다성분 금속 합성을 상온의 물속 이뤄내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영구자석용 희토류 금속인 네오디움(Nd)과 전이 금속인 구리, 철 등 최대 30종의 금속이 섞인 ‘금속 탄산염 나노 입자’ 합성에도 성공했다. 기존 결정 구조 예측 법칙 상 직경 차이가 큰 희토류와 전이 금속은 섞이기 어려웠지만,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일반 결정과 달리 장거리 규칙성이 없는 독특한 구조가 확인됐다. 이석빈 교수는 “이러한 무질서 구조는 촉매 반응이나 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쾰른대학교 화학과 산제이 마투르(Sanjay Mathur) 교수와 미국 퍼듀대학교 신소재공학과 하이옌 왕(Haiyan Wang) 교수팀과 함께했으며,UNIST 신소재공학과 김미리 연구원, 김민지 박사, 퍼듀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즈 장(Yizhi Zhang)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나노 과학·기술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 (Nano Letters)에 지난달 2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UNIS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UNIST 이노코어 (InnoCORE) 프로그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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