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압구정 아파트 39억에 증여세 신고…국세청, 강남4구·마용성 전수검증

박수지 기자 2025. 12. 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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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은 ㄱ씨는 같은 평형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된 사실을 알고, 증여세 부담을 피하고자 감정평가법인에 시가보다 낮게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국세청은 시가로 신고한 1068건은 적절한 가액인지, 상속·증여세법상 인정되지 않는 부당한 감정평가액은 아닌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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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아버지에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은 ㄱ씨는 같은 평형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된 사실을 알고, 증여세 부담을 피하고자 감정평가법인에 시가보다 낮게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ㄱ씨는 인근 아파트 매매가격의 65% 수준인 감정가액 39억원으로 증여세를 신고했다. 국세청은 이에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해 시가를 바로잡았다. 감정가를 저가 평가한 법인은 ‘시가 불인정 감정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세청이 이런 사례처럼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증여 2천여건을 전수검증한다고 4일 밝혔다. 집값 상승 속에 감정가 축소, 부채 낀 꼼수 등 편법 증여가 반복되자 처음으로 특정 지역을 집중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4일 국세청에서 강남4구 및 마용성 지역 고가아파트 증여 전수검증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서울 집값 급등세 속 증여세 탈루 발생 소지가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동산 등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7708건으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미성년자 증여(223건) 또한 2022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미성년자가 증여받은 아파트(223건)의 60%(134건)가 이번 조사 대상 7개 구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7월 중 강남4구·마용성 아파트 증여 건수 2077건이 국세청의 검증 대상이다. 그 중 증여세가 신고된 1699건 중 1068건은 매매사례 가액 등 시가로 신고됐고, 631건은 시가를 산정하지 않고 공동주택공시가격으로 신고했다. 국세청은 시가로 신고한 1068건은 적절한 가액인지, 상속·증여세법상 인정되지 않는 부당한 감정평가액은 아닌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한 631건 중 시가보다 현저히 낮게 신고한 부동산은 국세청이 직접 감정평가해 시가로 과세할 예정이다.

부담부 증여, 담보 등 채무를 이용한 편법 증여도 대표적이다. 부담부 증여란 증여재산이 담보하는 채무까지 인수하는 증여 방식으로, 채무액은 부모 등 증여자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해 증여세 절세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어머니로부터 송파구의 20억원 상당의 고가 아파트를 근저당 채무 수억원을 포함해 ‘부담부 증여’를 받은 ㄴ씨는 과세당국에 근로소득으로 채무를 상환하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생활비, 자녀 유학비 등의 생활 자금 출처는 불분명했다.

국세청은 아울러 당초 부동산을 처음 취득했던 증여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서 탈세 등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미성년자 등 자금조달 능력이 없는 자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세, 취득세 대납 여부와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 시 발생하는 부대비용까지 정당한 세 부담 없이 부를 축적하는 행위를 모두 찾아내 빈틈 없이 과세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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