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 돌풍에도 엔비디아 “우리 못 따라와”…어쨌거나 삼성·SK는 ‘HBM 2차 특수’ 기대
내년 ASIC 성장률 45%, GPU 크게 앞질러
엔비디아 vs 빅테크 경쟁에 HBM 수요 폭증
HBM 수요처 다변화로 가격 협상력 상승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제27회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전시한 HBM3E와 HBM4. [삼성전자 뉴스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4/ned/20251204105949723tasa.png)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구글과 아마존이 자체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앞세워 ‘엔비디아 천하’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나서 “우리 수준을 따라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최근 돌풍을 일으키면서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 대 반(反) 엔비디아 연합’의 경쟁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 GPU만으로는 폭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ASIC이 틈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추론이나 경량 모델의 학습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ASIC이 선택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구글 TPU는 AI 추론 비용을 GPU보다 2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엔비디아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가속기가 경쟁하는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호재로 분류된다. 어느 쪽이 승기를 잡든 HBM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길어지면 양사의 HBM 사업 호황도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만을 바라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HBM 고객 다변화는 곧 가격 협상력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향후 빅테크 기업들이 ASIC의 성능 향상을 위해 고성능 HBM을 찾을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UBS 글로벌 기술·AI 콘퍼런스’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내놓는 ASIC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능이 아주 단순한 ASIC이 엔비디아의 수준을 따라잡기는 매우 어렵다”며 “많은 고객들은 학습과 추론이 모두 가능한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선호한다. ASIC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는 ASIC이 특정 기능만 수행하도록 설계된 칩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ASIC은 처음부터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회로를 설계 및 제조하는 ‘완전 주문형’과 표준화된 설계를 일부 사용해 회로를 설계 및 제조하는 ‘반 주문형’으로 나뉜다.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SIC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보다 싸면서 전력 소모는 덜한 ASIC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작업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ASIC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메타가 2027년 가동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TPU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구글의 제미나이 3.0을 통해 성능을 과시한 TPU가 내부 활용에 그치지 않고 외부 판매로 확대될 경우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에도 일부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ASIC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44.6%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16.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GPU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ASIC이 일정 부분 엔비디아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2027년부터 엔비디아와 ASIC 진영 간의 스펙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서 HBM의 수요 급증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레스 CFO는 이날 “베라 루빈의 경우 이미 테이프아웃(tape-out)을 완료했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를 아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는 HBM4가 탑재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인 공급을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현재 HBM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ASIC의 부상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구글의 TPU 7세대에는 HBM3E가 탑재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구글 TPU에 공급된 HBM은 SK하이닉스가 57%, 삼성전자가 43%를 점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외에도 아마존의 트레이니움, 메타의 MTIA, 마이크로소프트의 Maia 시리즈 등으로 이어지는 HBM 수요처 증가가 향후 HBM 시장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ASIC의 세대가 진화할수록 HBM 탑재량이 늘어나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Maia 200의 HBM의 탑재량을 288GB(기가바이트)로 늘릴 전망이다. 구글도 HBM 용량을 대폭 키우며, TPU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메타는 2026년 출시 예정인 MTIA 3세대 제품에 기존 LPDDR5 대신 HBM3E를 탑재하기로 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 경쟁이 관심사다. 여기에 2027년 오픈AI의 타이탄(Titan) 출시까지 예고돼 HBM 수요는 한층 더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앞서 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10월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맞춤형 HBM은 ASIC에 맞춰서 개발된다. 특정 고객사와 소수의 공급업체 간의 장기적인 공급 체제로 이어져 안정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트래픽 증가에 따라 향후 ASIC 시장에서도 각 업체들이 점차 상위 버전의 HBM을 요구할 것이어서 HBM 업체들에게는 기회이자 한층 더 치열한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건 너무 심했다” 한겨울에 실내온도 ‘30도’ 육박…한국만 ‘펄펄’ 끓는다 [지구, 뭐래?]
- 홍콩 화재참사 사망자 159명으로 늘어…실종자도 31명
- “교사 며느리가 제자와 관계”…류중일 전 야구 감독 직접 청원하고 나섰다
- 현영 “금융인 남편과 통장 따로...수전·세면대도 따로”
- 선우용여 “분장실서 담배 피는 여자 연예인 많이 봤다…누군지는 말못해”
- 김정난, 미주신경성 실신 후 근황…“이웃에서 안부전화 많이 와”
- 아이스링크에 갇힌 파바로티 동상…유족 “조롱이다” 분노
- “남편이 정말 부유해졌다”더니, 결국… 이러니까 너도나도 연예인 대신 유튜버
- ‘13년차 화가’ 솔비, 이번엔 드라마 작가 데뷔…“3년간 공들였다”
- 박찬욱이 꼽은 ‘최애’ 콘텐츠…“윤석열 비리 영상 즐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