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DV 사령탑 송창현 사장 사임…'독자 노선' 폐기 수순

정성현 기자 2025. 12. 4. 10:4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 면담 직후…42dot 대표직도 내려놔
테슬라 FSD 상륙 앞두고 '기술 격차' 책임론 부상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이 전격 사임했다. 지난 2022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 인수 후 추진해 온 '소프트웨어 기술 내재화' 전략은 불과 3년 만에 전면 재검토 국면에 들어간 모양새다.

"레거시 산업과 수차례 충돌"
4일 업계에 따르면 송 사장은 지난 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한 뒤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AVP 본부장과 대표이사 직책을 모두 내려놓겠다"며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는 과정에서 레거시 조직과 수없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CTO 출신인 송 사장은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 TaaS 본부장으로 합류해, 2022년 포티투닷 인수 이후 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략을 총괄해 왔다. 그는 "차가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도전은 쉽지 않았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테슬라 쇼크'가 드러낸 격차
업계에서는 이번 사임을 현대차의 'SDV 독자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인정한 문책성 인사로 해석한다. 결정적 계기로는 내년 하반기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이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초 송 사장 주도로 기존 라이다(LiDAR) 중심 구조를 버리고 테슬라와 유사한 '카메라 중심(Vision-only)'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3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자체 레벨2+ 시스템도 공개했지만, 내부 평가에서 테슬라 FSD와의 성능 격차를 충분히 좁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데이터 처리 비용 대비 상용화 속도도 기대에 못 미쳤다.

이 사이 글로벌 완성차들은 이미 자율주행·고급 주행보조 기능을 양산차에 탑재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GM·메르세데스-벤츠·BMW 등 경쟁사와의 간극이 더 벌어지면서 현대차의 압박도 커졌다.
송창현 현대자동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Make'에서 'Partner'… 전략 대수술 예고
송 사장 퇴진 이후 현대차 SDV 전략의 무게 중심이 '자체 개발(Make)'에서 '제휴(Buy & Partner)'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독자 개발보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신호"라며 "현대차 SDV 전략이 외부 플랫폼 기반 동맹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년 1월 CES 2026 기조연설에서 현대차의 자율주행 발표가 제외된 것도 이러한 전략 조정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차량용 운영체제(OS), 클라우드, 지도·데이터, AI 모델 등을 외부 플랫폼과 연동하는 '동맹형 SDV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공석이 된 AVP 본부장 후임으로는 추교웅 전 부사장, BMW 출신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등이 거론되며 내부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은 SDV와 AI의 융합"이라고 강조해왔다. 송 사장의 퇴진으로 SW 내재화 1막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현대차 SDV 전략 2막이 '독자 노선 수정'과 '빅테크 동맹 강화'를 축으로 새롭게 짜여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