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눈길은 이제 '코스닥'...알테오젠 나가는데 천스닥 가능할까

김보라 2025. 12. 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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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모험자본 공급 강화...증권사에도 코스닥 관심 강조
시총 상위주 코스피행 여전...영원한 '2부리그' 우려 나와
'체질개선·구조개편' 필요하지만.."쉽지 않을 것" 지적도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의 시선이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사에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등 신규사업을 허용하면서 금융당국은 중소·중견기업이 모인 코스닥에도 관심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세제혜택 등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코스닥 경쟁력 강화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또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자금지원도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것도 좋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코스닥 종목들이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고 시가총액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정책 효과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시장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사실상 코스닥 지수를 이끄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코스피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영원히 2부 리그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밸류업·상법 개정 효과 소외된 코스닥

여야 어느 쪽에서 정권을 잡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는 늘 이어져왔다. 윤석열 정부 때 도입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이재명 현 정부가 이어받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코스닥 지수 변화

다만 밸류업 정책은 배당확대, 자기주식 소각 등 현금성 주주환원 중심으로 돌아갔고 결과적으로 자본여력이 있는 코스피 상장사 전유물이 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1800개에 달하지만 밸류업 공시를 시작한 지 1년 7개월이 지난 현 시점 밸류업 공시를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는 37곳에 불과하다. 

현 정부·여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일련의 정책도 코스피 대형상장사가 주요 대상이다. 여당이 도입을 추진 중인 자사주 의무소각 역시 코스피 상장사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과 상법 개정 효과를 누리지 못한 코스닥은 지수마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금융당국이 밸류업 정책을 발표했을 당시 코스닥지수는 860선이었지만 연말 620선까지 내려갔다. 올해는 전반적인 증시 훈풍 속에 9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지수가 66.5%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절반 수준인 36.8% 상승에 그쳤다. 

금융당국 "이젠 코스닥에 관심 주세요"

밸류업과 정책 효과에서 소외 받은 코스닥은 최근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공급해 기업의 성장, 국민 자산증식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가 내세우는 생산적 금융의 골자다. 

지난달 19일 증권사의 종합투자계좌(IMA) 신규사업 인가를 발표한 금융위는 중소·중견·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강화를 주문하면서 직접적으로 코스닥 시장을 언급했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규사업 인가 대상 증권사들에게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정보강화(리포트 발간 등)를 주문했다.

정부 차원의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방안도 곧 나온다. 애초 4일 발표할 계획이었다가 추가 검토가 필요해 발표 일정을 이달 중순으로 미룬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 투자와 관련한 세제지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등이 거론된다.

정책 기대감 속에 코스닥지수도 최근 반등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금융위가 증권사 신규사업 인가를 발표한 다음날인 20일 코스닥은 891.94포인트로 마감했다. 아울러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지수가 추가 상승하면서 현재는 930포인트에 근접한 상황이다. 

코스닥 상위 20개 종목 비중

알테오젠 나가는데?...천스닥 근본적 한계

다만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코스닥으로 향하고는 있지만 코스닥 자체가 코스피만큼의 상승세를 보여주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한 기술특례기업들에게 모험자본을 공급하더라도 코스닥 지수가 오르려면 결국 지수를 이끄는 코스닥150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가 코스닥150종목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150종목이 상승하더라도 현재 지수를 이끌고 있는 알테오젠 등 주요 종목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상황에서 코스닥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코스닥 종목들은 일부 상위 종목들이 전체 지수를 이끄는 구조다. 2일 기준 전체 코스닥 상장종목(1791개) 시가총액에서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이비엘바이오 등 상위 2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수준이다.

코스닥150종목으로 넘어가면 상위 20개 종목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진다. 2일 기준 코스닥150종목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상위 2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5% 달한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사실상 코스닥은 빈껍데기가 되는 셈이다.

전체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6%, 코스닥150에선 11%의 비중을 차지하는 알테오젠은 이미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진행중이다.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닥 시장의 규모는 알테오젠이 빠진 만큼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알테오젠처럼 상위 종목들이 코스피로 계속 이전한다면 코스닥은 영원히 2부리그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150 상위 20개 종목 비중

코스닥 시장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는 구조개편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금융위는 자본시장연구원에 코스닥 시장개편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겨둔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장개편 준비와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처럼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시장으로 개편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현재 코스닥에 상장해 있는 하위 종목들은 아래 시장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건데 금융당국이 일본처럼 시장을 개편하면 하위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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