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춘기 다이어리] 부부가 같이 일하면 어때요?

이설희 기자 2025. 12. 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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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남편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사람들이 종종 물어온다.

"부부가 같이 일하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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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혼자 창업하는 경우보다 가족이나 절친과 함께 회사를 꾸리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대표라는 자리는 생각보다 꽤 많은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역량을 한 사람이 다 갖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책임을 나눌 수 있는 동업자를 찾게 된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동업자 후보로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 배우자인 것은 당연하다.

부부 동업의 가장 큰 장점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일 것이다. 나의 아버지는 동업자 친구에게 크게 배신당해서 부도가 났는데, 집에 빨간 딱지가 붙은 날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래서 동업은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신중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백화점 MD였고 쇼호스트인 나와 라이브커머스 제작사를 시작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물론 부부도 이혼하면 남이다. 실제 잘 나가는 인테리어 브랜드 대표 부부 역시, 회사 지분과 위자료 문제 때문에 쇼윈도 부부로 지낸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부부 사이에는 '아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설령 서로 등 돌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아이를 위해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부부에게는 있지 않은가.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부부 동업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많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시부모님 역시 오랜 시간 함께 사업을 하셨는데,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들 20년 부딪힐 시간을, 우리는 10년에 다 부딪혔다." 그 말씀이 어찌나 정확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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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동업자는 집에서도 회사 이야기, 회사에서도 집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지고 일상 대화와 업무 보고가 혼재된다.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지만 정작 필요한 개인간의 대화는 줄어들기도 한다. 대표로써의 시간과 개인의 시간, 가족과의 시간이 조화롭게 필요하다는 것을, 초보 창업자 부부는 알지 못했었다. 서로 업무의 장점이 확실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5년차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부부든 동업자든 모든 영역을 함께 할 수는 없다. 하물며 두 가지를 같이 한다는 건 얼마나 힘든가. 업무의 경계를 나누고, 육아의 책임을 함께 지되, 개인 시간과 가족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부부 사이의 여백을 의식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부부 동업을 유지하는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모름지기 어떤 일이든 양쪽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는 법. 남편에게도 부부 동업에 관해 물어보았다. "동업은 결혼 같아. 결국 상대방에게 호감이 가고 이 사람과 어떤 목표를 이뤄내고 싶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함께 하는거잖아. 나는 당신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결혼했고 마찬가지로 더 많은 일을 같이 하고 싶어서 동업했어. 그런데 하다보니까 처음 시작한 감정은 약해지고 관계에 많이 얽메이는 것 같아. 호감과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서로 역할과 의무들이 생겨나니까. 그래서 결혼도 동업도, 내가 손해봐도 좋다고 마음먹을 수 있는 상대랑 해야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

CREDIT INFO

글쓴이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 & 동서울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교 겸임교수. 2018년생 딸 아이를 키우며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꽃과 사찰산책, 맛집, 와인과 야장을 좋아하는 감성 T.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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