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장세일 군수 별장 인근에 700억 대 '개발사업 몰아주기' 논란

김진영 2025. 12. 4. 04: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정원·테마관광 조성
188억·400억 등 3건 사업
모두 물무산으로 사업 집중
군수는 가짜 지시사항 연출
郡 "별장 부지와 무관 결정"
전남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에 위차한 장세일 영광군수의 별장. 영광=김진영 기자

전남 영광군이 장세일 영광군수의 별장 부지 용도 변경을 추진한 것에 이어 이 주변에 700억 원대 규모의 개발 사업을 잇달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개발 사업은 장 군수가 지난해 10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결정한 것으로, 이 일대에 3,390㎡ 부지를 소유 중인 군수 일가가 개발 이득을 얻게 돼 이해관계 충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연관기사
• 군수 별장 '콕' 집어 용도변경 나선 영광군…'셀프 개발' 비판 확산에 "전면 취소"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415510000480)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영광군은 올해 '물무산 지방정원 조성사업'과 '영광군립박물관 조성사업', '종교순례 태마관광 명소사업' 등 굵직한 개발 계획을 장 군수 별장 인근에 배치했다.

총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추진중인 물무산 지방정원 조성 사업은 5색 종교 테마 정원, 계단식 화단, 목조전망대 등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남에서는 담양 죽녹원, 구례 지리산정원에 이어 세 번째 지방정원 조성을 추진하는 것인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군은 어쩐 일인지 지난 5월 기본계획 용역을 2,000만 원을 들여 인근 함평의 한 업체에 수의계약했다.

저가 용역으로 인해 전문성 부족과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문제지만,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7조에서 금지하는 부당 분할·수의 남용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군은 이 용역 결과를 그대로 활용해 실시설계까지 단계적으로 이어가려는 의도이지만 이는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라는 하나의 큰 용역을 쪼개서, 소액 수의계약으로 처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이 언론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실시설계는 따로 다시 용역을 주겠다'고 방향을 튼 것도, 이런 의혹과 비판을 의식해서 내놓은 뒤늦은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총 400억 원 규모의 영광군립박물관 조성사업도 석연찮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난 2022년 12월 당시 물무산 부지에 추진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2023년에도 추진했지만 탈락했다. 당시 탈락 사유의 핵심은 부지 적합성 문제였다. 물무산 일대는 문화시설이 전무하고 접근성도 떨어졌다. 이후 군은 도심에 위치한 영광 예술의전당을 새로운 후보지로 정해 다시 공모에 나섰다. 그런데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부지는 사유지 매입으로 사업비가 늘어난다는 이유와 물무산 부지 주변에 지방정원 조성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후보지를 다시 물무산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 같은 재 선정 과정에서 별도 용역 조사가 없었고 자체 검토만으로 진행됐다. 지방정원·종교순례 명소사업 역시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명분도 빈약했다. 이미 부적합 판단을 받은 물무산 부지를 굳이 되돌려 선택한 데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는 이유다.

총사업비 188억 원을 들여 추진중인 종교순례 테마관광 명소화 사업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올해 3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친 이 사업은 건축기획 용역을 추진중인데, 주차장 부지를 장 군수 일가 소유 토지 맞은편에 두는 것으로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장 군수 일가가 개발 수혜를 고스란히 받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군은 2017년 해당 부지가 주차장 지구로 지정됐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페이퍼 플랜에 머물던 계획이 구체화 된 것은 장 군수 취임 이후다.

이 와중에 논란 직후 장 군수가 내린 '군수 지시사항'도 뒷말을 낳고 있다. 장 군수는 지난달 21일 지역개발과장에게 “군수 및 가족 명의 토지가 계획에 포함돼 있다면 기존 계획이라도 모두 제외하라”고 지시했고, 24일 주간업무계획 보고에서도 이 같은 취지를 반복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장 군수는 자신의 토지를 군 관리계획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내부 검토보고서에 결재를 마친 상태였다. 결국 이미 결정된 사안을 뒤늦게 지시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지역에서는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물무산에서 추진 중인 해당 사업들은 군수 일가와 무관하게 적절성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며 "이 지역 개발의 필요성은 과거부터 논의돼 왔다"고 해명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