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부대 기밀까지 유출될 판" 군대·기업까지 '쿠팡 사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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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폭풍이 보안에 민감한 군 부대와 민간기업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A씨처럼 군 부대 장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현안질의에서 배송지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의 유출을 공식 시인한 뒤 위기감이 커졌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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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점포 여성 사장들도 불안 호소
시민단체들은 집단분쟁조정 신청 나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폭풍이 보안에 민감한 군 부대와 민간기업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쿠팡 대표가 세부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됐음을 시인하면서다. 군 부대는 기밀인 군 부대 상세 주소를, 기업은 출입증 없이 사내에 진입할 수 있는 위치 등을 쿠팡 배송지로 남겼다가 발칵 뒤집혔다.
특히 군 부대는 민감한 보안에 구멍이 생길 공산이 커졌다며 비상이 걸렸다. 인천 소재 육군 한 대대 소속 학사장교 A(24)씨는 3일 한국일보에 부대 사병들이 그동안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한 상세한 부대 주소지, 이를 통해 부대시설 규모까지 적나라하게 유출될 판이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소속 부대원들은 배송 편의를 위해 주소지 추가 정보에 '○○여단 ○○대대 ○동 상병 ○○○'식으로 부대 건물별 번호, 실명과 계급까지 기재해왔다고 한다. 대대 단위로만 배송지를 쓰면 부대 인근 식당으로 주소지가 잡혀 시설물별 세부 주소까지 남겼다는 것이다.
A씨는 "부대시설 상세 위치나 주소는 민간에 노출되어선 안 될 기밀"이라며 "외부로 새어나갈 시 군 부대 규모가 얼마인지를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초대형 유출 사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부연했다. A씨처럼 군 부대 장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현안질의에서 배송지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의 유출을 공식 시인한 뒤 위기감이 커졌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민간 기업들도 민감 정보 유출의 후폭풍을 뒷감당할 판이다. 서울 강남구 한 중견기업 총무팀 소속 박모(28)씨는 회사 대표 명의의 쿠팡 계정에 법인카드를 등록해 회사 물품을 구매해왔는데 개인정보 유출 사태 탓에 아찔하다고 했다. 박씨는 "보안 출입증 없이 사내 출입이 가능한 화물 전용 배송 장소와 비밀번호를 써놨는데 이 정보가 유출됐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어려워 난감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통신판매업체에 다니는 김모(44)씨는 "사내 비품을 시키던 쿠팡 계정에 주소도 삭제하고, 결제카드를 바꿨으나 회사 전체가 긴장하는 상황"이라며 "주주사에서 쿠팡 사태로 퇴사자가 회사 내부 정보에 접근 가능한지 전면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도 떨어졌다"고 전했다.
홀로 점포를 운영하는 일부 여성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속눈썹 시술업을 하는 신모(27·경기 안양시)씨는 3년째 쿠팡으로 재료를 주문했는데, 이번에 주소지가 노출돼 두려움이 크다고 했다. 신씨는 "여성 1인 점포가 범죄 표적이 된 사건들이 있어 신경이 쓰였는데, 가게 상세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털렸다니 무섭다"고 털어놨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참여할 피해 이용자 모집에 나섰다.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태는 국민 일상의 안전을 뒤흔든 초유의 참사"라며 9일까지 1차 참여자를 모집해 분쟁조정신청서를 내고, 추가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집단분쟁조정은 다수 이용자가 동일한 피해를 입었을 때 집단 소송 없이 분쟁을 해결하도록 마련된 제도로, 손해배상 소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다. 피해 이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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