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트닉 “한일 투자금으로 원전부터 지을 것”
AI 전력 수요·에너지 안보 불안에
대만·유럽 국가들 원전 확대 합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2일 관세 협정 결과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대미 투자금 7500억달러(약 1102조원)를 가지고 미국에 원자력 발전소부터 짓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해 일본 5500억달러, 한국 20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투자처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미국 내에서 건설을 하라며 현금 7500억달러를 우리에게 제안했다”며 “우리는 원자력부터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에 ‘원자력 무기고(nuclear arsenal of generation of power)’라 할 만한 전력원을 갖춰야 한다”며 “그래서 일본과 한국이 자금을 대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원전) 시설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장관이 한·일 투자금의 구체적 사용처로 원전 건설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현재 원전 94기를 가동 중이다. 미국 원전 산업 쇠퇴의 계기로 꼽히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은 원전 건설 중단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1990년대 이후 추가된 대형 원전은 3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AI 산업 발전으로 인한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미국 내 전력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전기료 상승 사태까지 벌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100GW 수준의 원전 용량을 400GW로 늘린다는 목표다. 재생에너지와 달리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을 AI 시대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판단한 것이다.
미국 외 다른 나라들도 AI 산업 확장에 따른 전력수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 때문에 ‘탈(脫)탈원전’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기지인 대만은 탈원전 기조를 사실상 폐기하고 원전 복귀로 선회했다. 대만 경제부는 지난달 제2원전(궈성)과 제3원전(마안산)에 대해 “설비 보완을 거치면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웨덴 의회는 지난 5월 기존의 탈원전 목표를 완전히 접고, 신규 원전 4기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건설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45년까지 원전 설비를 최대 10기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전력의 70%를 원자력에 의존해 ‘원전 종주국’으로 통하는 프랑스는 설계 수명 40년이 된 노후 원전을 대대적으로 수리해 50년 이상 가동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또한 가스 발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이즈웰 B(Sizewell B)’ 원전의 수명을 기존 2035년에서 2055년까지 20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03년 탈원전법을 만들었던 벨기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법을 뒤집고 최신 원전 2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했다.
‘후쿠시마 트라우마’를 겪은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사고 직후 ‘원전 제로’를 선언했던 일본은 무역 적자 심화와 전력난에 원전 재가동으로 돌아섰다. 올해 기준 원전 14기가 재가동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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