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회견·오찬… 李, 계엄 1년 맞아 직접 ‘내란 청산’ 드라이브

김태준 기자 2025. 12. 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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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종일 “내란 처벌”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 성명’을 발표하고 “빛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친위 쿠데타 가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별 성명으로 일정을 시작해 외신 기자 간담회, 5부 요인과의 오찬 등을 소화하며 이날 하루 종일 강한 어조로 ‘내란 청산’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내란 정국을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는 말이 나왔다.

먼저 특별 성명에서 이 대통령은 “감기 같은 아주 사소한 질병을 1년씩 치료하면 무능한 것이겠지만, 암을 치료하는 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며 “수술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계엄 청산이 너무 오래 걸려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질의가 나왔을 때는 “끝날 때까지 끝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내란 척결’ 기한을 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날 군사 쿠데타 등에 대해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이 살아 있는 한 처벌해야 한다”고 한 것의 연장선이다.

뉴시스계엄 기억패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한 ‘기억패’. 3일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공개한 이 패는 12·3 비상계엄 당시 파손된 국회사무처 집기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2차 종합 특검’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대북) 풍선을 민간 단체가 북한에 보낸 줄 알았더니 대북 심리전단이 보냈다든지 전혀 몰랐던 일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검이 끝나더라도 이 상태로 덮고 가긴 어렵다. 국회를 믿고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내란 전담 재판부에 대해서도 “국민 여론에 따라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우리 입법부가 잘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곧바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처럼 나치 전범 처벌하듯 내란 사범을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해야 한다”며 “3대 특검이 손대지 못한 것을 다 모아서 2차 종합 특검도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란 특검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구속에 실패하는 등 3대 특검의 성과가 미진하자 2차 특검을 벼르고 있다. 정 대표는 “내란 전담 재판부가 필요한 이유를 조희대 사법부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 성명 뒤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이라는 이름 아래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신 기자회견도 열었다. 국내 언론 없이 외신만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친위 군사 쿠데타라는 매우 후진적 사태가 발생했지만 시민 혁명, 빛의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민 혁명이 민주주의의 회복이 전 세계에 모범이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회견에서는 주로 외교·안보 현안이 논의됐는데, 국내 현안 중 야당과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는 “가끔 (야당과) 대화를 해보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넘어 화가 날 때가 상당히 있다”며 “대화 자체가 안 될 때도 꽤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특히 야당의 공세에 대해 “저게 말이 되는 소리야? 우리 국민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소리를 저렇게 공개적으로 왜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속으로는 차라리 정파적으로 생각하면 ‘잘됐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외신 기자회견 직후 가진 5부 요인과의 오찬에서는 “우리 모두 헌정 질서를 지키는 책임 있는 기관장이라는 점에서 (오늘 만남의) 의미가 각별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헌법 수호 책무’를 강조한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한 190명의 의원을 위해 제작한 ‘기억패’를 가져와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날 저녁 김민석 국무총리 등과 함께 시민단체·정당이 주최하는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에 참석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경호 등의 이유로 행사 직전 참석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으로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불참이 결정되기 전까지 이 대통령은 직접 행진에 참여하는 것을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대행진에는 경찰의 비공식 추산 1만1000명이 참석했다. 응원봉과 ‘내란 세력 완전 청산’ 등의 피켓을 들고 모인 이들은 8시 50분쯤 행사를 마치고 약 1.5㎞ 떨어진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했다. 같은 시각 여의도에서는 보수단체들의 ‘12·3 계몽절 집회’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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