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정년 61세… 단계적 연장 유력

김아사 기자 2025. 12. 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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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사에 3가지 방안 제시
10년 간 늘려 2039년 65세로 연장
퇴직 후 1~2년간 재고용도 허용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2025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조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 자리에서 정년 만 65세 연장 법제화와 주 4.5일제 시행 등을 촉구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60세인 정년을 2028년 또는 2029년부터 61세로 올리기 시작해 늦어도 2039년 또는 2041년까지 65세로 늘리는 내용의 3가지 복수안을 노사(勞使)에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은 이 가운데서 조만간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올해 내 입법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전날 정년 연장 논의 기구인 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소위에서 이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 특위에는 노동계를 대표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경영계를 대표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이 노사에 제시한 안은 ①2028년부터 2036년까지 2년 간격으로 1년씩 연장 ②2029년부터 2039년까지 2·3년 주기로 1년씩 연장 ③2029년부터 2041년까지 3년마다 1년씩 연장 등 3가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첫째 안은 경영계에서 “정년 연장 시작 시점이 너무 빠르다”는 이유로, 셋째 안은 노동계에서 “65세 정년 연장 완료 시점이 너무 늦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권 안팎에선 둘째 안의 채택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이진영

민주당은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되, 경영계가 주장해 온 ‘퇴직 후 재고용’을 1~2년 허용하기로 했다. 둘째 안이 채택되면 정년이 61세가 되는 2029년에는 기업에 재고용을 63세까지 할 수 있게 해주고, 정년이 63세가 되는 2035년에는 재고용을 65세까지 허용해주는 것이다. 한 특위 관계자는 “3가지 안 모두 이재명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전에 정년 연장이 단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구성됐다”며 “세부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올해 내 당 차원의 최종 공식안을 확정하고, 관련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발의하는 등 입법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국회 본회의 통과는 관련 상임위 법안 심사 등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내(年內)보다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3년 주기 정년 1년씩 연장, 與 연내 입법 추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가지 정년 연장안을 제시한 건 “정년 연장의 핵심인 시작과 종료 시점을 두고 노사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노사는 올 4월부터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경영계는 법정 정년 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주장하고, 노동계는 법정 정년 연장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11월 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고양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민주당 제시안에 대해 노동계 내부에선 “당초 공약에서 2033년까지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리기로 약속했다”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경영계에선 “퇴직 후 재고용은 한시적으로만 이뤄진다”는 볼멘소리가 제기된다. 이 때문에 최종안이 결정된 후에도 양측이 내부를 의식해 각자의 주장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논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합의된 정년 연장안을 내놓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3가지 안을 제시한 건 민주당이 절충안을 선택해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절충안에 해당하는 두 번째 안은 2029년 61세, 2032년 62세, 2035년 63세, 2037년 64세, 2039년 65세로 법정 정년을 올리는 안이다. 이 경우, 연금 수급은 2028~2032년 64세부터 2033년부턴 65세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약 2년의 공백이 발생한다. 이 자리를 채우는 게 그간 경영계가 주장해 온 ‘퇴직 후 재고용’이다. 정년이 60세일 때는 62세, 정년이 61세일 때는 63세 등 정년 후 2년간 퇴직 후 재고용을 허용해 연금 수급과의 공백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하나의 안을 채택해도 풀어야 할 쟁점들은 남아있다.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 체계 개편 여부가 대표적이다. 상당수 기업이 근속 기간에 따라 임금을 높게 주는 호봉제 체제에서, 임금 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임금 체계를 개편하려면 반드시 취업 규칙 변경이 필요한데, 현행법상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 규칙 변경은 근로자의 과반을 차지하는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에 민주당도 이 ‘동의’를 ‘의견 청취’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퇴직 후 재고용’을 진행할 때, 어떤 사람을 재고용하는지에 대한 선별 기준도 쟁점이다. 현재 경영계에선 “일부 낮은 성과 인력과 건강에 문제 있는 인력에 대해선 재고용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런 쟁점들을 모두 정리해 연내 정년 연장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년층 일자리 문제 감소 등이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비판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법정 정년이 연장되면 신규 채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부작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올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년 연장에 따라 고령 근로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렸을 때도 청년층 고용이 16.6%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민주당이 이날 정년연장특위 산하에 출범시킨 ‘청년TF(태스크포스)’를 놓고도 “정년 연장안 마련이 코앞인 시점에서 청년을 ‘들러리’로 세우려는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년TF에 참여하는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좀 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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