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역사 뒤안으로 사라질 것”…천대엽, ‘내란재판부’ 설치법 우려

양호연 2025. 12. 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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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을 두고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전 처장은 '내란특별재판부가 만들어지면 법원에서 위헌 제청을 하겠느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사법부 독립이 제한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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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오른쪽)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을 두고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전 처장은 ‘내란특별재판부가 만들어지면 법원에서 위헌 제청을 하겠느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사법부 독립이 제한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처장은 “처분적 법률(특정한 개인이나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법)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처럼 처분적인 재판부 구성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선진 사법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 인사가 내란전담재판부 구성에 관여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앞서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에 따르면 내란전담재판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 추천 3명, 법무부 장관 추천 3명, 판사회의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천 처장은 “헌재는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된다”며 “시합의 룰, 재판의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되는 부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헌재소장과 직·간접적인 관계에 있는 재판관들도 이 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법무부 장관 추천 몫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검찰권의 과잉 행사로 인한 질곡의 역사를 갖고 있고 가장 최근에도 그 연장선에서 검찰 책임자가 대통령이 됐다가 12·3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이렇게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직전의 역사가 있는데 법무부, 즉 수사권과 행정권을 대변하는 기관이 우리 사법권의 영역에 들어온다는 것은 굉장한 사법권 제한 또는 침해라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란특별재판부 법안이 통과돼 재판이 위헌성 시비로 중지돼 버리면 장기간 재판이 중단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빨리 내란 재판이 종결되기를 바랄 텐데 국민들의 염원에 역행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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