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AI 발전, 여성 고용 불평등 심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향후 여성 등 사회 취약계층이 겪는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노동 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은 나라에서 AI 발전으로 여성 일자리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AI는 모든 일자리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특정 인구 집단이 노동 시장에서 갖는 기회를 불균등하게 재편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은 구조적 불리함으로 인해 기술 변화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의 여성은 여전히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지 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여성 비율은 남성보다 최대 40% 낮다. 인터넷의 경우 파키스탄 남성의 93%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반면 여성은 58%만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방글라데시에도 여성의 인터넷 사용률은 남성과 비교해 17%포인트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술 개발로 산업이 자동화되면 여성 일자리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기존의 디지털 격차는 여성의 AI 개발·사용 참여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성별에 따른 기존 임금, 고용 안정성 등 고용 부문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노동기구는 “AI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여성은 남성보다 두배쯤 많다”며 “노동 집약적 산업에 근무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사는 저소득층 여성은 섬유, 단순 사무, 저숙련 ‘긱 워크’(초단기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형태) 등 AI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산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다. 지난해 방글라데시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의류 산업 노동자 약 500만명 중 55.6%가 여성이다.
기술 개발 단계부터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UNDP는 “여성, 노인, 농촌 주민, 소수자, 이주민 등 기존 데이터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 집단은 AI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이 데이터 체계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공정한 AI 구현을 위해서는 사후 발생하는 문제를 고치려 하기보다 시작 단계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포용적 접근이 없다면 AI는 격차를 줄이기는커녕 확대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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