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파괴로 홍수 피해 심화···인도네시아, 벌목 업체 조사

홍수와 산사태로 7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에서 과도한 산림 벌채로 기록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불법 벌목 행위가 정부 조사 대상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불법 벌목 활동이 이번 재난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환경부는 전날 수마트라섬에서 벌목 행위를 벌인 업체 8곳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벌목 업체에 내준 허가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사이클론(열대성 폭풍) ‘세냐르’가 몰고 온 폭우로 심각한 홍수·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이날까지 최소 753명이 숨지고 650명이 실종됐다. 특히 북수마트라주 타파눌리 지역에서는 전체 사망자의 약 4분의 1이 집중되는 등 피해가 컸다. 당국은 수마트라섬 북부 3개주에서만 약 330만명이 피해를 보았다고 추산했다.
수마트라섬에 집중된 기록적 피해는 산림 파괴의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현지 매체 템포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 홍수 피해 지역에서 산림이 벌채된 모습이 대거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또 비가 내리자 수마트라섬 해안가로 떠내려온 많은 통나무도 과도한 벌목 정황을 뒷받침했다.
타파눌리 지역 행정 책임자인 구스 이라완 파사리부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숲이 잘 보전돼 있었다면 이렇게 끔찍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 파괴의 한 가지 요인으로는 팜유 생산을 위한 기름야자 농장 조성 과정에서 많은 자연림이 개간된 점이 꼽힌다. 또 현지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 연합체 JATAM은 내년 가동 예정인 북수마트라주 바탕 토루 지역의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도 산림을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에서는 벌목 업체도 7곳 운영되고 있다.
환경계는 이번 홍수 피해가 ‘인재’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환경 단체 인도네시아 환경포럼의 리안다 푸르바 사무국장은 “이번 재난은 사이클론으로 인한 폭우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산림 벌채 허용 정책으로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자 이러한 재난으로 이어졌다”고 CNA통신에 말했다.
산림벌채감시단체 누산타라 아틀라스에 따르면 2001~2024년 사이 수마트라섬에서 약 440만㏊의 숲이 사라졌다. 이는 스위스, 덴마크보다 큰 면적이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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