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택한 동덕여대…학생·동문 “당사자 의견 반영되지 않았다” [플랫]
김명애 동덕여자대학교 총장이 오는 2029년부터 동덕여대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학전환 공론화위원회가 공학전환 권고안을 채택한 지 하루 만이다. 지난해부터 학내에 래커칠을 하고 집회 등을 통해 단체로 반발했던 학생들과 동문들은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위의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공학 전환 안건은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의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며 “확정된 방침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론화 과정에서 학생 의견 비중이 지나치게 적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교 내 구성원으로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게 학생들이지만, 숙의조사·타운홀미팅·온라인 설문 등 모든 조사에서 학생·교원·직원·동문의 응답이 동일한 비율로 반영돼 제대로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학생 총투표를 진행해 학교 측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이런 반대 여론에 대해 “공론화 과정에서는 공학전환 찬성이 우세했지만,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여성고등교육기관으로서 쌓아온 가치와 전통에 대한 자긍심을 이해하고, 전환 과정에서 느끼는 걱정에도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제는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학교는 내부 논의를 마친 뒤 교육부 승인을 거쳐 학칙을 변경하면 공학 전환을 완료하게 된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 6월부터 수행한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가 열린다. 오는 4일에는 학생·교수·직원이 참여하는 ‘래커 제거 행사’도 예정돼 있다. 학교 측이 지난달 26일부터 사설 경비업체를 동원해 본관 출입을 통제하면서 교내에는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란은 지난해 11월 학교 측이 학생들과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공학 전환을 추진하려 해 학생들이 학교본관과 100주년기념관 등을 점거하는 시위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은 건물 곳곳에 “공학 결사반대” 등 문구를 래커로 칠하는 식으로 항의에 나섰고 대거 학교와 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하며 공학 반대를 외쳤다. 학교는 재물손괴·업무방해 등 혐의로 학생들을 형사 고소했다. 이후 학교가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지만, 이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학생 22명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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