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주'?…주요 금융지주, 요건 충족 어려울 듯

황예림 기자 2025. 12. 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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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군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제도 적용 요건을 충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려면 현금배당총액을 갑자기 1500억~2000억원 늘려야 하는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PBR이 1배 이하인 경우 배당가능이익을 가능한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게 더 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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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올해 배당성향 추정치/그래픽=윤선정


4대 금융지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군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제도 적용 요건을 충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펴고 있어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곤 올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요건을 맞추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 배당으로 얻은 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제도다. 전날 여야는 적극적으로 배당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에 내년 4월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선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배당을 늘린 기업'이어야 한다.

시장에선 금융지주가 후자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 기업이 되려면 올해 재무제표상 배당성향이 요건에 맞아야 한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연초 발표한 연간 현금배당총액과 예상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올해 배당성향이 25%를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5조8099억원으로, 배당성향은 약 23.1%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은 올해 1조3400억원을 현금배당총액으로 발표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 예상치(5조1378억원)를 고려한 배당성향은 21.4%다. 신한금융은 올해 현금배당총액 규모를 1조1000억원으로 정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 예상치는 4조892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4.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올해 1조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을 높이려면 현금배당총액을 당초 발표한 금액보다 늘려야 하는데 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무리인 상황이다. 배당가능이익의 상당액을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투입하다보니 배당을 확대할 재원이 부족한 것이다. KB금융은 이미 올해 배당가능이익 2조7868억원을 모두 소진해 5년 만에 KB국민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시행하기도 했다. 순이익 규모가 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각각 1100억원, 1800억원가량을 더 배당해야 배당성향을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달성할 때까진 자사주 매입 위주의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PBR 1배 달성은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가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목표다.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주가를 끌어올리고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 PBR 상승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반면 배당을 확대한다고 해서 주가가 바로 오르진 않아 즉각적인 PBR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려면 현금배당총액을 갑자기 1500억~2000억원 늘려야 하는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PBR이 1배 이하인 경우 배당가능이익을 가능한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게 더 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혜택을 받는 투자자는 일부"라며 "이들을 위해 일반 주주와 약속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조정하는 것도 문제라 무리하게 배당성향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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