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연구원 “유학생 유치만으로는 한계…정착 중심 정책 전환 필요”

김창원 기자 2025. 12. 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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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쏠림·전공·산업 미스매치 심화…지역 정주로 이어지지 못해 구조적 문제 누적
“주거·교통·의료·경력 설계 등 통합 지원해야 유학생이 지역 인구로 전환 가능”
▲ 경북연구원 로고.

외국인유학생 유치는 단기적으로 지역의 인구 확보와 대학 운영 안정 등에 기여하지만 정주 지원 체계가 미비해 지역 인구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북연구원 이정민 박사는 최근 CEO Briefing에서 경북을 포함한 지방의 유학생 정책이 '유치' 단계에 머물러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며 정착중심 정책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유학생 수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5년 25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가 수도권에 집중하는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2019년 54.3%였던 수도권 유학생 비중은 2023년 57.9%로 상승했다.

특히 자국 정부 파견 유학생의 88.9%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비수도권과의 격차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한국 정부 초청 유학생만이 비수도권에 53.3% 분포하며 일정한 균형을 보이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의 경우 모든 유학 유형에서 비중이 3% 미만에 그쳐 자비 유학생조차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전공과 지역 산업 간 미스매치 문제도 심각한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수도권은 인문사회(60.9%), 예체능(66.0%) 전공 비중이 높은 반면 비수도권은 공학·자연과학 중심의 전공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학 중심 구조가 지역 산업과 연결되지 못해 유학생의 진로나 취업으로 이어지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 지역에 관광·서비스 전공 유학생이 몰리고 서비스업 중심 지역에는 공학 전공 유학생이 많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유학생이 학업 단계부터 지역을 떠나는 방향으로 진로를 설정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방 유학생 정책이 대학 정원 보완, 단순 노동력 확보 등 공급 중심 프레임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학생의 국적, 전공, 경제상황, 진로 욕구 등 개별적 요소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정주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학생 다수는 전공과 연계된 아르바이트나 현장 실습 등 합법적 경력 축적 경로를 선호하지만 지역의 제도적 기반은 미흡하다. 반면 농번기 노동과 같은 비공식 노동 수요가 상시 존재해 유학생이 취약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젠더와 체류제도, 지역 노동시장 구조가 결합하면서 특정 집단의 정주 취약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여성 유학생의 경우 임신·출산 시 체류자격 유지와 구직 활동이 동시에 제약된다. 배우자의 경제활동 제한까지 겹칠 경우 가구 소득이 불안정해져 지역에서의 장기 생활이 어려워진다. 경북은 의료·돌봄·교통 접근성이 대도시보다 낮아 이러한 젠더 기반 취약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이러한 조건이 가족 형성과 출산이라는 정주 촉진 요인을 오히려 지역 이탈 요인으로 전환시키는 역설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구감소 지역이 외국인유학생을 지역 정착 인구로 전환하려면 정책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학생 유입은 단기적 효과에 그치며, 정주 지원 체계가 없으면 장기 체류 인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정주 정책은 유입 이후에 시행되는 보완 조치가 아니라 유입 초기부터 설계돼야 하는 통합 전략이며 이를 위해 유학생의 전공, 국적, 학위 수준, 경제적 조건 등을 구분해 차별화된 정책 접근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정민 박사는 "경북은 외국인유학생 유치 중심에서 정착중심 정책으로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주거, 교통, 의료, 돌봄 등 기본 생활 인프라 개선을 비롯해 지역 기업과의 매칭 시스템 구축, 전공 연계 경력 설계 프로그램 도입, 체류 안정화 제도 마련이 필요하고 특히 임신·출산 등 생애주기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병행될 때 유학생이 실제 지역 정착 인구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