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에야 진행된 김건희 수사, 특검 연장될 때마다 혐의는 고구마처럼 ‘줄줄이’
4일·11일 명품수수 조사, 9일 정당법 위반 첫 재판
‘수사무마 의혹’ 직권남용죄 피의자 신분이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이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있던 ‘수사 방패막’도 함께 허물어졌다. 남편의 연이은 법률안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도 피해 다녔던 김 여사는 결국 정권이 바뀌자 피고인 신분이 됐다. 특검 조사 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던 그는 정작 새로운 의혹이 발견될 때마다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객관적인 증거 앞에서 김 여사의 거짓해명은 금세 들통났다. 대가성 명품 수수의혹은 파도파도 끝이 없이 나왔다.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될 때마다 혐의는 계속 늘었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수사를 개시한 지난 7월2일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수사기간을 연장했다. 특검은 우선 검찰이 수사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을 파기 시작했고, 명태균 게이트 관련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과 통일교·건진법사 관련 청탁 및 명품수수 의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옮겨가며 김 여사를 빠르게 구속기소 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의혹과 증거들이 줄줄이 튀어나왔다. 통일교·건진법사 관련 수사에선 정당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나왔다. 1차 수사기간을 연장한 지난 10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정당법 위반은 따로 떼 수사를 이어갔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에게 통일교인 2400명 이상을 국민의힘에 가입시켜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의혹이다. 당시 권 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서 지지 요청 대상은 김기현 의원으로 변경됐다. 김 여사의 앞선 세 가지 혐의는 3일 재판이 마무리됐지만 정당법 위반 사건은 오는 9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 여사가 받았다는 명품도 고구마 줄기처럼 잇따라 나왔다. 기존에 제기됐던 샤넬 가방 등 의혹뿐 아니라 지난달 6일 김 여사 사저에서 디올 재킷, 팔찌, 벨트 등 총 20여개 명품이 확보됐다. 2022년 4~8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부인이 김 여사에게 공사 수주 대가로 전달했는지가 수사 대상이다. 같은 날 김기현 의원의 부인이 김 여사에게 전달한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도 확보했다. 특검은 이 가방이 김 의원이 2023년 3월8일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전달된 것으로 보고 대가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애초 특검은 남은 수사 기간에 김 여사를 한 차례 더 불러 대가성 명품 수수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었으나, 추가 수수 정황이 확인되면서 조사를 두 차례 더 늘렸다. 오는 4일 김 여사는 앞서 제기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인사청탁용 ‘1억원대 순방 3종 귀금속’,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의 대가성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인사청탁용 ‘약 5돈짜리 금거북이 등’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 오는 11일에는 2차 수사기간 연장 때 확인된 추가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3차 수사기간 연장에서는 김 여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 관련 수사가 새롭게 이뤄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의 검찰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박 전 장관을 모두 피의자로 보고 공모 여부를 수사 중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의 지위와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자신의 수사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받는 등 사적 이익을 추구했는지, 김 여사의 범행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직무 유기 또는 직권 남용 행위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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