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영양에 ‘풍력발전단지’ 들어선다

양승복 기자 2025. 12. 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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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지역 시범사업 확정
정부, 2030년까지 3배 확대
개발행위허가 규제 완화 포함
저주파 소음대책 여전히 부족
주민피해·환경보호 우려 제기
▲ 영양 맹동산 풍력발전단지. 영양군 제공

정부가 국내 육상 풍력발전 설비를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경북 영덕·영양 등 산불 피해지를 중심으로 한 고지대에서 시범사업이 추진되며, 인허가 간소화와 공공 주도의 입지 확보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저주파 소음과 생태계 교란에 대한 보완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전력기반센터에서 '육상 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화 전담반' 첫 회의를 열고 육상 풍력발전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약 2GW인 누적 설비용량을 2030년 6GW, 2035년 12GW까지 늘리고 발전단가도 1kWh당 180원에서 150원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육상 풍력은 2014년 0.1GW에서 올해 6월 2.0GW로 증가했지만 연간 증가폭은 0.1GW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세계 육상 풍력발전이 1,052.3GW로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는 더딘 편이다. 정부는 22개 법령에 걸친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보급을 막는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기후부가 허가를 받은 205개 사업(10.2GW)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98개 사업(5.1GW)이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이 국유림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주요 절차를 사전에 이행해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영덕·영양 산불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한 100MW 규모의 시범 풍력단지가 내년 준비를 거쳐 후년에 착수할 예정이다. 풍황 측정 절차도 간소화해 기존의 사업자 계측기 설치 방식 대신 기상청 관측자료 활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규제 완화 내용도 포함됐다. 개발행위허가 면적 기준은 터빈 대형화 추세에 맞춰 기존 10만㎡에서 20만㎡로 확대하고, 임도 사용 기준은 일원화한다.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대해서는 대체지 발굴을 지원하며, 지자체가 조례로 강화해 왔던 이격거리 규제는 법적 상한을 설정해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로 했다.

산업 육성책도 제시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산 터빈을 장착한 풍력발전기 300기를 보급하고 공공주도형 경쟁입찰제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국내 시장은 국산 45%, 외산 55% 수준이다. 아울러 1∼3MW급 중소형 터빈과 ESS·히트펌프 등과 연계한 '마이크로 녹색시설' 기술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생활 영향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100Hz 이하 저주파 소음은 지속될 경우 주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2022년 전남 영광군 주민 163명이 정신적 피해를 인정받아 1억3800만 원 배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철새 이동 경로 변화와 조류 충돌로 인한 생태계 교란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기후부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풍력발전을 지향한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