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논설위원 "더 많은 분이 윤석열 재판을 보기 바란다"

박재령 기자 2025. 12. 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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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 1년, 尹비판 조중동 칼럼 연이어… 조선일보 논설위원 "'화가 나는데 웃기다' 유튜브 조롱 반박할 수 없었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총리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사진=MBC 생중계 화면 갈무리

보수 성향 신문의 논설위원들이 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더 많은 분이 윤석열 재판을 보기 바란다”며 “1인에게 무한 권력을 부여한 대통령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우리 군과 공직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 목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정우상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3일 <윤석열 재판을 많은 분이 봤으면 하는 이유> 칼럼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을 지켜본 소회를 전했다. 정우상 위원은 “재판을 본 분들은 윤 전 대통령의 어투와 태도에 화가 나고 그로 인해 수감된 수많은 군인에 대한 연민만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며 “그는 재직 시절과 다름없이 수많은 말을 했다. 그렇게 많은 말을 하는 피고인을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발언에 '경악'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지난해 남미에서 열린 APEC과 G20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멤버도 아닌데 포퓰리즘과 좌파 정부 정상들을 대거 초청해 놨다. 잘사는 나라에 원조해 달라는 얘기들이었다”라고 한 것을 놓고 정 위원은 “당시 초청된 개도국 정상들을 무슨 ODA(공적개발원조) 구걸이나 하는 걸로 보는 인식과 그걸 말로 내뱉는 만용에 경악했다”라고 했다.

▲ 3일자 조선일보 논설위원 칼럼.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 일부에 전화한 것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판사가 “급박한 상황인데 고생 많다 말하려 전화했느냐”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때 뭐 저도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라고 답했다. 이를 놓고 정 위원은 “자신도 민망한지 웃었다. 전 국민이 마음 졸이고 특전사 헬기가 국회에 착륙하던 그때, 대통령은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며 “'화가 나는데 웃기다'는 친여 유튜브 조롱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정 위원은 “잡범이든 대통령이든 무죄를 주장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정치인 체포와 국회·선관위에 군을 출동시킨 책임을 국방장관과 부하들에게 돌리는 모습에선 전직 대통령의 품위나 자존감은 찾을 수 없었다”며 “방첩사 요원들이 체포 대상을 김어준이 아니라 가수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는 말은 거짓말이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정 위원은 “민주당은 향후 몇십 년 윤석열을 우려먹을 것이고, 국힘은 이대로라면 간판을 내리는 길밖에 없다”며 “그래서 더 많은 분이 윤석열 재판을 보기 바란다. 1인에게 무한 권력을 부여한 대통령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우리 군과 공직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 목격할 수 있다”라고 했다.

▲ 3일자 동아일보 논설위원 칼럼.

동아일보에선 윤완준 논설위원이 3일 <계엄 뒤 1년간 알게 된 더 충격적인 일들> 칼럼을 냈다. 윤완준 위원은 “1년이 지난 지금,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베일을 벗고 있다”며 “특검 수사로 드러난 행적들만 보더라도 계엄에 이르기까지 2년 7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적 이익에 복무하는 기관을 방불케 할 만큼 구석구석 망가지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을 “국가 지도자를 '정치 군벌의 우두머리'쯤으로 전락시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 윤 위원은 “무엇보다 국정에 관여할 아무런 권한도 없는 김 여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국정 곳곳을 사유화하고 있었다”며 “자신의 검찰 수사를 앞둔 시점에 민정수석과 통화하고, 법무부 장관에겐 자신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물었다. 누가 대통령이고 영부인인지 헷갈릴 정도가 아니라 영부인이 대통령 위에 앉은 듯 대통령도 하면 안 되는 일을 저지르고 있었다”라고 했다.

윤 위원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그 분칠의 가면을 벗어던지지 않았다면, 임기 내내 꼬리를 물었던 대통령 부부의 권력 사유화가 여전히 국민 몰래 국정 곳곳을 갉아먹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그런 점에서 계엄은 국정을 파탄 직전까지 몰고 간 폐해가 곪고 곪아 터진 결과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덮고 또 덮으려 했던 그 어두운 진실을 스스로 세상에 폭로하는 시작이었다”라고 평가했다.

▲ 3일자 중앙일보 시시각각 칼럼.

고정애 중앙SUNDAY 편집국장은 3일 <1년 전보다 민주주의 좋아졌나> 칼럼에서 계엄 이후 정치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지적했다. 계엄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하면서도 계엄 이후 민주당의 독주가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고정애 국장은 “다른 대통령들의 이름은 잊혀도 그는 기억될 것이다. 윤석열”이라며 “그로 인해 보수·진보가 경합하던 구체제가 무너졌고 진보 우위의 신체제가 들어섰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정상궤도로 돌아왔는가”라고 되물은 고 국장은 “권력 팽창 중이다. 멈추겠지 싶은데 멈추지 않는다. 가까운 이에겐 관직을 안겼고 일부는 '재벌'이 될 터이다. 검찰은 형해화하고 사실상 특검을 통해 국가형벌권을 자신들의 정파를 위해 쓰도록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고 국장은 “삼권분립의 사법부도 태풍권에 있다. 정치적 사안과 관련한 판결에서 여권에 밉보이는 결과를 낸다는 건 '여론의 조리돌림' 그 이상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 됐다”며 “짐짓 거리를 둔 듯한 이재명 대통령이 때때로 '종교전쟁' '곳곳에 숨겨진 내란 행위' 등을 발언하는 걸 보면, 그의 진의가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데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권력은 잔인하게 쓰는 것인가”라고 했다.

고 국장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라면 정당한 법 절차, 신중하고 합리적인 행동, 정치적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우리 사이에 이견·갈등이 있기에 그렇다”며 “하지만 이젠 자유주의자를 자처했던 이들에 의해 자유주의가 위협받고 한때 민주주의를 목 놓아 불렀던 이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고사하고 있다. 1년 전, 계엄을 좌절시키고 탄핵을 이뤄낸 힘으로 부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길 진심으로 고대했다. 현실은 더 나빠졌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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