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운동선수 보셨나요?...테니스 이은혜·은지, 배구 은아...엄마는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김경무 기자 2025. 12. 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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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가 각자의 위치에서 입상하는 모습. 가족 제공

〔김경무의 오디세이〕 세 자매가  모두 운동선수로 활동 중인 스포츠 가족이 있습니다. 극히 보기 드문 일이죠. 그런데 부모도 역시 둘다 카누 선수 출신입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은 올해 실업테니스 무대에서 2개의 여자단식 타이틀을 차지하며 뜨고 있는 이은지(24·세종시청)입니다. 

그의 언니 이은혜(25·NH농협은행)는 같은 종목 여자 국가대표인데, 국내 대회보다는 주로 국제테니스연맹(ITF) 월드투어 무대를 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막내 이은아(15·서울 잠실여중3)는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는 배구 선수인데, 올해 IBK 전국중고배구대회 여중부 최우선수상을 받은 유망주입니다. 신장(1m85)이 매우 커서 고교에서는 센터로 뛸 재목감이라네요.

세 자매 운동선수 중 둘째로 올해 국내 실업테니스 무대에서 두차례나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은지. 대한테니스협회 미디어팀 제공

■ 같은 날 엇갈린 희비...엄마는 '안 아픈 손가락이 없죠'

지난 11월30일, 테니스를 하는 두 자매의 희비가 다소 엇갈렸습니다. 이은지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3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여자단식 결승에서 김채리(25·부천시청)를 7-6<9-7>, 6-2로 꺾고 우승 감격을 맛봤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호주 플레이포드에서 열린 2025 ITF 월드투어 W75 대회(총상금 6만달러)에서는 언니 이은혜가 백다연과 함께 복식 결승에 나섰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주종목인 여자단식에서는 초반 탈락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의 이런 소식을 접한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체육교사인 모친 임수미씨는 1일 SNS에  "은혜 잘하고 있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전날 "우리 둘째가 우승했어요"라는 글을, 둘째딸과 시상식 현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올렸다가 이후 글만 내린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실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부모의 자식 사랑은 모든 자녀에게 똑같이 흐른다는 뜻이겠지요. 

이은지는 앞서 지난 4월 구미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도 베테랑 김다빈(28·강원도청)을 4-6, 6-0, 7-6(7-2)으로 잡고 실업무대 첫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체대를 졸업한 실업 1년차임에도 기세가 대단합니다.

또한 지난달 초순 김천에서 열린 제80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단식 4강에 올라 주목을 끌었습니다. 35살 베테랑 김나리(수원시청)한테 석패해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실업 정상급임을 다시한번 뽐냈습니다.

이은지.

■  운동은 모두  "본인의 선택"...막내는 배구와 운명적 인연

부모의 운동 DNA를 물려받은 세 딸이 모두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셋다 본인이 선택한 길이라고 합니다. 

"중고 진로 결정 때 아이들 의견이 많이 들어갔어요. 은혜와 은지는 다니던 초등학교에 테니스 운동부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광주 탄벌초등학교에서 선수로 시작해 연천 전곡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본인들이 원해서 하게 된 테니스입니다."

모친의 설명입니다.

두 언니가 운동을 하니 엄마로서는 "막내는 그냥 예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신장이 커서 일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기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빠의 권유로 농구를 시작했지만 한달도 못하고 포기했고, 결국 엄마의 권유로 배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엄마, 배구가 뭐야?"라던 은아는 집에서 풍선으로 배구 연습을 하더니 곧바로 재미를 붙였고, 서울 수유초등학교에서 배구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장차 김연경 같은 대스타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  2년 여전 아킬레스건 부상 딛고 재도약한 큰딸

테니스 명문 서울 중앙여고를 나온 이은혜는 NH농협은행 여자테니스팀에 입단하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잘나가던 도중 몇년 전 발목 아킬레스건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해 2년 반 정도 공백기간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거의 100% 회복돼 지금은 해외투어를 돌며 랭킹포인트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세계랭킹 311위인데 호주오픈 등 그랜드슬램 예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시합 결과도 좋지만, 시합을 뛰면서 본인을 위해 행복하고 재밌게 했으면 좋겠어요. 결과보다, 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즐기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운동, 너무 힘들잖아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모친은 늘 딸들 걱정입니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이런 애틋한 글도 남겼습니다.

모친 임수미씨가 SNS에 올린 세자매 모습. 큰딸 이은혜(사진 왼쪽의 오른쪽)는 최근 호주 플레이포드에서 열린 ITF W75 대회 복식에서 준우승했다. 사진 오른쪽 위은 둘째 은지가 3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여자단식 우승 뒤 모친과 찍은 사진. 그 아래는 막내 이은지. 가족 제공

■  엄마의 메시지  "최선 다해주는 너희가 있어 고맙고, 또 미안해"

"우리 사랑하는 은혜, 은지, 은아에게. 늘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는 우리 딸들을 보면서, 엄마는 고맙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엄마도 운동을 했기에, 그 힘든 과정과 스스로와의 싸움이 얼마나 벅찬지 잘 알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고 애틋해."

 "그래도 항상 밝게, 꿋꿋하게 이겨내주는 너희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해.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그리고… 엄마는 너희를 누구보다 많이 사랑해."

 앞서 지난 9월28일에는 "큰딸 은혜는 인천 10만달러 대회에서 준우승(여자단식). 둘째 은지는 양구 실업연맹 여자단식에서 준우승. 막내 은아는 IBK 배구대회에서 중학교 여자선수 최우수선수상"이라며 딸들의 노고를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  엄마도 국가대표였다

1977년생인 임수미씨는 초·중학교 때 육상 중·장거리 선수를 했으나 무릎 부상 때문에 카누로 종목을 바꿔 고교에 진학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렇기에 같은 운동의 길을 가고 있는 딸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부상으로 고생한 큰 딸에 대해서는 더욱 그럴 겁니다. 

고2 때(구리여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7년 남짓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 그입니다. 한국체대 졸업 뒤에 25년째 초등학교 체육 전담교사로 활동 중입니다. 역시 카누 선수 출신인 남편은 직업군인이고요.

각기 다른 종목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는 세 자매.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엄마와 아빠. 운동이란 길의 고됨을 누구보다 서로 잘 알기에, 더욱 깊어지는 스포츠 가족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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