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정우성 같은 장군…12·3 내란 때 왜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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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고 결정문에 명시했다.
국회 등 현장에 출동한 군인들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에 내란이 실패했지만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한테서 각종 불법 명령을 받은 별 셋 이상 사령관급 고위 지휘관 가운데 '안 된다'고 말한 이는 한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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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명령 복종 의무’ 명확한데
‘위법한 명령 거부’ 규정은 불명확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고 결정문에 명시했다. 국회 등 현장에 출동한 군인들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에 내란이 실패했지만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한테서 각종 불법 명령을 받은 별 셋 이상 사령관급 고위 지휘관 가운데 ‘안 된다’고 말한 이는 한명도 없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역을 맡은 배우 정우성 같은 장군이 왜 12·3 내란 때는 나오지 않았을까.
군 내부에선 그 이유로 관련 법에 군인의 명령 복종 의무는 명확한데 ‘정당하지 않은 명령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 직접적이고 명확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명령 복종의 의무)는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이를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거나 상관 개인에 대한 복종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군 장교들은 상관 개인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조하고 명령에 대한 판단을 금기시하는 내부 문화에 익숙하다. 1980년대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생도들에게 “이유를 대지 마라”라고 가르쳤다. 육사 출신 한 50대 장교는 “민간인 살상 등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 명령은 따르지 말아야겠지만, 상관의 명령이 내가 보기에 부당하더라도 일단 따라야 한다고 육사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독일연방군(독일군)은 명령에 무조건 절대복종하지 않는다. 인간 존엄성이나 인권을 해치는 명령을 받을 경우 불복종할 권리를 주고, 그런 명령을 내린 상관을 신고하도록 했다. 이는 독일군이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의 비합리적이고 비인도적인 명령을 맹종하다 빚은 패전과 학살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부당한 명령에 대한 군인의 불복종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열린 군대를 위한 시민연대’는 불복종을 제도화할 경우 △어떤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지 △항명과 불복종의 차이는 무엇인지 △부당한 명령 거부 시 보호 조치 등이 뭐가 있을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방부도 지난달 25일 ‘군인은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 개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서를 국회 국방위 법안소위에 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군인이 상관의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김광식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비상계엄 이후 ‘문민 권력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군이 어떻게 하는가’ ‘군인이 불법·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한가’란 질문이 나왔다”며 “권력의 잘못된 명령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군에서 헌법 가치, 민주주의와 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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