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내년 엔비디아 소캠2 물량 '절반' 공급 [강해령의 테크앤더시티]

삼성전자가 내년 엔비디아 공급할 소캠(SOCAMM) 2세대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캠은 제 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D램 모듈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D램 업계에 요구하고 있는 소캠 물량은 200억Gb다. 이중 100억 Gb를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방향으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100억 Gb는 최첨단인 24Gb 저전력(LPDDR) 제품을 기준으로 하면 약 8억 3000개의 D램 칩이다. 한 웨이퍼 당 약 1000개의 LPDDR D램이 만들어진다고 가정할 때, 월 3만~4만 장의 생산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소캠은 엔비디아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표준의 D램 모듈이다.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옆에 장착되는 제품이다.
기존에는 CPU 옆에 개별 LPDDR D램이 '온보드' 형식으로 장착되며 CPU의 정보 처리를 보조했다. 반면에 소캠은 4개 LPDDR D램 밑에 중지 손가락 크기의 기판을 덧대 한 묶음으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D램과 CPU 사이의 정보 교환 통로가 많아져서, 데이터 전달이 더 빨라진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온보드 방식의 LPDDR D램은 교체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소캠 모듈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새로운 고용량 모듈로 업그레이드하거나, 고장난 제품을 교체하면서 서버 유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소캠은 올해 3월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자체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5'에서 첫 공개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GTC 전시 부스에서 저마다 개발한 소캠 시제품을 내놓았다.
기존 계획으로는 소캠은 올 하반기부터 출시된 엔비디아 서버 'GB300' 서버의 그레이스 CPU 옆에 장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능·열 안정화 문제로 도입이 연기됐다.
지금 엔비디아와 D램 회사들은 내년 출시될 CPU '베라'와 호환될 차세대 제품 '소캠2'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192GB 용량의 소캠2는 첫번째 소캠 모듈 대비 전력 효율이 20% 이상 개선됐고, 용량은 50% 이상 올랐다.
첫번째 소캠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회사는 D램 3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였다. 연초 소캠이 처음으로 대중에 알려졌을 때만 해도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소캠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소캠2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순위가 뒤집힌 건 10나노급 5세대(1b) D램 성능 개선도 한몫했다.
소캠2용 D램은 현존 가장 최신인 1b D램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반까지 경쟁사보다 1b·1c D램 기술에서 뒤처졌다. 그러나 1c 제품과 함께 설계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올 상반기 말부터 1b D램의 성능 역시 극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소캠2 공급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소캠2 외에도 내년 세계 AI 수요 증가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 외에도 AI 추론 시장에서 활용되는 LPDDR D램, 그래픽(GDDR) D램 수요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범용 D램을 만들 때 쓰는 1c D램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한다.
일단 삼성은 올해 4분기까지 월 6만 장 이상의 범용 1c D램 생산 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에는 전체 D램 생산 능력 중 월 20만 장 이상을 1c D램 라인으로 신규 투자하거나 기존 라인을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3분기에 삼성전자의 D램 재고가 3~4주 수준으로 공급 부족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안다"며 "범용 D램에서는 삼성 특유의 풍부한 생산 능력으로 원가 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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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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