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바나컨텐츠에서 발견된 김영선 압색 영장…김건희, 수사 상황 어디까지 챙겼나
김 여사 측 "요청한 적 없어. 일방적으로 놓고 가"
도이치·‘쥴리’ 수사 때도 동향 파악했던 정황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발견했다. 영장에는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여론조사'와 관련,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돼 있었다. 사건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수시로 수사 관련 내용을 공유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은 7월 25일 김 여사의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전 의원의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확보했다. 김 전 의원은 17일 전인 8일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구 국민의힘 후보자로 공천하도록 했다'고 적시됐다. 피의자로 적시된 김 여사 부부가 김 전 의원 영장을 확보하고, 수사 내용과 진행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영장은 명씨 등의 변호를 맡았던 A변호사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내용 검토를 부탁받으면서 사본을 받은 뒤 보수 유튜버 B씨를 거쳐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을 조사하면서 "공범으로 적시된 김 여사가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미리 알게 된 셈인데, 이런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했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김 전 의원은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과 같은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A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며 "이후 영장 사본을 건넸을 뿐, 그 이후 경로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물론 윤 전 대통령 부부 측이 먼저 이 영장을 보자고 요청했는지, 이를 통해 자신에 대한 공소사실을 파악하려 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영장을 사전에 입수해 수사 상황을 파악하고 공범 간 진술을 맞추거나, 증거 인멸을 시키려 했다면 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김 여사 측은 "A변호사 측이 일방적으로 두고 갔다"는 입장이고, A변호사 역시 "공범으로 적시된 내용을 알고 감을 좀 잡았으면 하는 생각에 B유튜버와 상의하에 7월 24일 무렵 영장 사본을 전달했다"며 "실제 김 여사가 봤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공범이나 수사기관 등과 수사 동향 정보를 주고받은 정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한다. 김상민 전 검사는 특검 조사에서 이른바 '쥴리' 명예훼손 사건 등 김 여사 관련 수사 상황을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또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범 이모씨로부터 관련 사건이 경찰 내사(입건 전 조사) 중이라는 소식을 듣자 "나랑 하는 얘기 완전 비밀로 해"라고 말하거나, 투자자 양모씨가 참고인 조사 출석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 "나도 위험한 거 아냐? 난 못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소위 '14·15호 사건(수사 외압·무마 의혹)' 수사와 관련해 내란 특검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을 관련 자료 확보차 압수수색했다. 내란 특검팀은 앞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김 여사와 '디올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정황을 포착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5월 2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을 서울중앙지검에 지시한 직후인 5월 5일, 김 여사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공범이나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통해 수사 정보를 미리 듣고 대비하려 한 정황 등을 폭넓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31127000346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322380005532)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1413490004617)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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