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서 돈 벌고 미국에 숨어 있는 쿠팡 오너의 무책임

2일 국회 과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쿠팡의 3370만명 개인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오너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사과 한마디 없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박대준 쿠팡 대표를 향해“김 의장은 국회가 부르면 대관(對官) 직원을 동원해 빠지고, 사고가 나니 월급쟁이 대표를 내보내 ‘샌드백’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한국 쿠팡은 미국 본사(쿠팡 Inc)가 100% 지분을 갖고 있고, 그 미국 본사의 의결권 76%를 쥔 이가 김 의장이다. 쿠팡은 김범석 개인 회사와 다를 바 없다. 중요한 경영 결정을 다 내리는 김 의장이 정작 책임져야 할 순간에는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김 의장은 문재인 정부 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자 한국 법인 등기이사직마저 내려놓으며 법적 책임권 밖으로 나갔다. 쿠팡 측은 “본사가 미국에 있고 김 의장은 미국인”이란 논리로 방어막을 쳐왔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사업의 뿌리와 줄기, 열매가 모두 한국에 있는데, 법인 주소지만 미국 델라웨어라고 외국 기업이라고 한다.
국가 재난 수준의 보안 사고에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의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 시장에 경쟁 업체가 없고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 민감도가 낮다’는 이유였다. 쿠팡의 편리함에 젖은 한국 소비자가 자기 정보가 털리든 말든 쿠팡을 못 떠날 것이란 얘기다. 김 의장의 한국 무시에는 이런 분석도 깔려 있을 것이다.
김 의장이 최근 쿠팡 주식 매각으로 5000여억 원을 현금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업가로서의 보상은 정당할 수 있으나, 그 이익의 기반이 된 소비자의 ‘보안과 안전’은 소홀히 하고 있다. 돈은 한국서 벌고, 책임은 미국 국적 뒤로 숨는 기형적 원격 경영은 더 이상 안 된다.김 의장은 한국 소비자들 앞에 나와서 사과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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