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왜곡죄 논란…“자의적 해석 여지” “전향적 판결 위축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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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자 법조계에서는 자의적인 법률 적용으로 위헌 소지가 짙고 법원의 전향적 판결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지난 1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형법 개정안에는 '판사·검사 또는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이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현저히 잘못 판단해 누군가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결과를 내놓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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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자 법조계에서는 자의적인 법률 적용으로 위헌 소지가 짙고 법원의 전향적 판결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지난 1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형법 개정안에는 ‘판사·검사 또는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이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현저히 잘못 판단해 누군가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결과를 내놓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부당한 목적’, ‘사실관계를 현저히 잘못 판단’ 등의 법조문이 추상적이어서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왜곡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잡기 어렵고, 궁극적으로 자기 생각과 다른 (판단에 이) 법을 적용한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헌법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명확성을 갖춘 입법이 되기 어려워서 위헌으로 보이고, 적용도 어려워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 규정이 모호하면 ‘이현령 비현령’ 식으로 법을 적용하고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이 금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위헌 판단의 기준이 된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에서 “(법 왜곡죄는) 숙의를 거쳐 보다 명확성과 구체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며 “법관이나 수사하는 자의 업무의 독립성을 방해할 정도로 남용되거나 남발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날 법안심사소위에서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례적인 구속 시간 계산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고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즉시항고를 포기한 사례를 거론하며 “심우정 총장은 하급자가 즉시항고를 못 하게 막았기 때문에 직권남용죄로라도 처벌할 수 있다 치지만 지귀연 판사는 홀로 그 희한한 행태를 벌였기 때문에 직권남용죄로도 처벌 못 하는데 그 왜곡 행위는 과연 어떻게 처벌할 것이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즉시항고를 했다면 지 부장판사의 구속 기간 산입은 상급심에서 바로잡히고 합리성이 결여된 판단으로 치부됐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잘못된 수사나 판결은 3심제라는 제도 내에서 교정할 수 있는 장치가 이미 있다”며 “형사처벌까지 나아가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며, 직권남용죄 등 기존 법률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호한 법조문에 처벌 규정까지 더해지면서 주류적인 해석에 반기를 드는 판결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사법부는 전향적인 해석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결국 소수의견은 사라지고 다수의 판단만 따르는 ‘거수기’ 사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고위 법관도 “고의적으로 법을 왜곡해 해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에도 판사가(판사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며 정치권에서 압박을 가하고 기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축효과는 미미할 거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의성이 명백히 입증돼야 하고, 판결 내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축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왜곡죄가 적용되려면 공소제기부터 법원의 판단까지 사법적 판단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정권의 입맛대로 남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실질적 적용은 극히 드물겠지만, 존재만으로도 판사들이 재판을 진지하고 책임 있게 수행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이나영 기자 ny379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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