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활…‘바이 유러피언’ 넘으려면 [한양경제]
개별 기업이 지정학적 요인 풀기엔 역부족
정부 역할 무엇보다 절실…외교채널 적극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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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폴란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정부·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원팀 컨소시엄은 2030년까지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발주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사업의 최종 결선에 오른 상태다. 경쟁 상대는 독일의 티센크르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다.
캐나다는 내년 3월 초까지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이후 같은 해 5월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는 한화오션이 TKMS 대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 받았다. 경쟁업체 대비 납기가 빠르고 캐나다 노후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를 담당하는 밥콕 캐나다와 협업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란드 잠수함 수주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고배를 마시면서 잠수함 건조 능력만이 아닌 지정학적 요인들이 불안 요소로 등장해 수주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폴란드는 8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인 오르카의 최종 사업자로 스웨덴의 사브를 선정했다. 해당 사업에서 한화오션은 3천600톤급 차세대 국산 잠수함을 제안하고 정부도 올해 퇴역 예정인 1천200톤급 장보고함의 무상 양도를 제시했지만 최종 선정에는 실패했다.
이는 잠수함의 성능 및 가격 경쟁력만이 아닌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국이라는 폴란드의 위치가 변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폴란드의 경우 내년 초부터 진행되는 EU 19개국의 1천500억유로(약 256조원) 규모 무기 공동구매에서 437억3천400만유로라는 가장 많은 예산을 확보한 상황이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한양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가격 경쟁력도 있고 절충교역 등도 제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주에 실패한 이유는 유럽의 무기 구매 비중을 높이려는역내 결속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도 한양경제와의 전화를 통해 “폴란드 측에서는 스웨덴의 사브 모델이 북극해 모델에 적합하다는 식으로 표면적인 이야기를 말했지만 이면으로는 유럽연합 중심으로 무기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퇴역 잠수함 한 척을 무상으로 넘기면서까지 가능성을 높이려고 했지만 폴란드가 나토나 EU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캐나다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 가입국으로서 잠수함과 같은 방산 수주에 지정학적 요인이 존재한다. 여기에 캐나다 정부는 1일(현지시간)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화오션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불확실성이 보다 커진 셈이다.

이에 방산 수출에 뒤따르는 지정학적 요인은 개별 기업들이 풀기에는 어려운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의 경우 캐나다 정부가 산업협력을 요구 중인만큼 정부 대응이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심 연구원은 “민관 산업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은 일개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워 범부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캐나다는 해외 무기나 장비 도입때 계약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등의 반대급부를 받는 절충교역 형식의 사업 협력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가하면 향후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 이후에도 폴란드 수주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민관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방산 수출의 경우 제품 경쟁력만이 아닌 외교안보도 중요한 요인인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심 연구원은 “유럽의 역내 결속 강화가 폴란드 잠수함 수주의 고배를 마시게 하는 요인들이었고 이런 흐름들은 유럽 시장 수출을 할 때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성능 경쟁력과 별개로 유럽의 외교안보적 영향력을 넘어설 수 있는 국방이나 민간의 외교적 채널을 적극 가동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하재인 기자 hajaeinn@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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