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외친 국민의힘 지방의원 42명에게 다시 물었다
여전히 계엄할 이유 있었다 : 3명
계엄은 잘못, 탄핵은 반대 : 15명
무응답 또는 답 보류로 회피 다수
2024년 12월 3일 불법 계엄은 다음 날 새벽 무산됩니다. 무례하고 무모한 권력을 응징하려는 국민은 바로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처리를 국회에 주문하고 헌법재판소에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2025년 4월 4일 파면 선고까지 장소는 달랐지만 광장에 선 시민은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쳤습니다.

12.3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3대 특검이 가동 중이다. 내란 관련자 일부는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재판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이 기간 계엄에 찬성하고 탄핵에 반대했던 도내 국민의힘 지방의원들 인식에 변화가 있었을까.
여전히 계엄에 찬성한다는 지방의원은 3명이다. 이제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탄핵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지방의원은 13명이다.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도 타당했다고 밝힌 지방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탄핵 반대 광장에 참가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견해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이도 있었다. 내란 관련 재판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무응답과 다름 없는, 어떤 면에서는 무응답보다 무책임한 답변은 묶어서 분류했다.
여전히 계엄은 타당했다
헌법재판소는 4월 4일 판결에서 계엄 부당성을 조목조목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지방의원들은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계엄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다. 헌재 판단마저 부정하며 계엄을 두둔하는 견해는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한다.
이재두(국민의힘·창원6) 도의원은 "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엄을 내란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씌우는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공권력으로 할 수 없어서 12.3 계엄을 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탄핵 반대 뜻도 고수했다.
조영명(국민의힘·창원13) 도의원은 "당심이 민심이며 아직도 당 대표가 윤 대통령을 면회하고 있다"면서 "당시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국정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계엄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김유상(국민의힘, 동상·부원·활천동) 김해시의원도 여전히 계엄에 찬성했다. 김 시의원은 3월 김해시의회 탄핵 각하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1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광장에서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놓고 "청년이 피가 끓다 보니까 불미스러운 일이 조금 있었다"며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었다. 김 시의원은 그때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방의원들은 선을 긋기 애매한 답변을 했다.
"김해에는 빨갱이가 많다"고 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던 이미애(국민의힘·비례) 김해시의원은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라 보지만 시기적으로 적당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내란이라는 결정이 나기도 전에 탄핵을 시도한 것은 원칙에 어긋났다"고 말했다.
김미나(국민의힘·비례) 창원시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 옹호에 적극적이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김 시의원은 "아버지가 잡혀갔는데 자식이 아버지를 풀어달라고 한 것은 인지상정 아니냐"며 "그때나 지금이나 탄핵을 반대하는 생각은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계엄에는 분명한 찬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계엄은 잘못이지만 탄핵도 부당
15명은 계엄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고 봤다. 계엄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 비판도 수용했다.
정쌍학(국민의힘·창원10) 도의원은 "지역구 주민 요구와 뜻을 반영해서 탄핵 반대 집회에 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세월 속에서 볼 때 계엄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이 계엄에 사과를 요구한다면 우리는 천 번, 만 번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영호(국민의힘·양산3) 도의원도 "최선이 아니었고 계엄은 신중했어야 한다"며 "여야 간 의논하고 부딪히면서 해결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탄핵을 찬성한다는 이는 1명도 없었다. 계엄이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비롯한 견해다. 유혈사태로 이어지지 않았고 몇 시간 만에 해제된 만큼 탄핵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현숙(국민의힘·비례) 도의원은 "계엄이라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계엄을 선택할 만한 이유는 있었을 것"이라며 "탄핵도 비슷하다. 탄핵 과정이나 이후 진행 역시 타당하거나 옳지 않다"고 말했다.
서민호(국민의힘·창원1) 도의원은 "계엄도 잘못됐고 탄핵도 잘못됐다"며 "당을 살려놓고 잘못을 찾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엄과 탄핵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국민의힘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반영된 답변으로 보인다.

침묵과 보류로 회피?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은 21명이다. 도내 시군의회 중에서 참가자가 가장 많다. 이들 가운데 계엄·탄핵 찬반 여부에 모두 답한 시의원은 홍용채 시의원뿐이다. 나머지는 침묵하거나 반쪽짜리 답변을 내놨다. 중앙당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고 내란 여부가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손태화 창원시의회 의장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었다. 손 의장은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헌법재판소 결과가 탄핵을 인용됐기 때문에 그 부분은 수용한다"며 "내란 행위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구점득(국민의힘, 팔룡·의창동) 시의원도 "사법 판단이 나오면 탄핵과 계엄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거제시장 출마 뜻을 밝힌 김선민(국민의힘, 고현·장평·수양동) 거제시의원은 "시장 선거 관련 활동을 하느라 내용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 찬반을 답하기 곤란하다"라고 밝혔다.
진상락(국민의힘·창원11) 도의원은 "탄핵의 강을 건너서 민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중앙정치 예속 같은 처지를 고려하기에는 사안과 정치적 행위가 너무 크고 무거운 반면 책임은 가벼운 모양새다.
일부 지방의원들은 "보수단체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개인 의견을 피력하기 곤란했다", "단지 지역민의 목소리를 청취하자는 차원에서 탄핵 반대 광장에 갔다", "지역민들이 원하는데 우리가 어쩌겠느냐"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
/김다솜·우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