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시민’ 여전히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목마르다

안지산 기자 2025. 12. 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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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1년] ‘다시 광장’

창원시청 앞 광장 찾았던 시민들
윤석열 파면 소기 목적 이뤘지만
관련자 처벌·내란정당 해산 미진

광장서 나왔던 사회대개혁 요구
내란 특검 등에 파묻혀 실현 뒷전
“탄핵 이후 사회 개혁에 힘써야”
시민들은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 모여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은 나아가 내란 극복 이후 다시 만들 세계에 주목했다.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고 서로의 사회대개혁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호응하며 '빛의 혁명'을 이어갔다. 12.3 불법 비상계엄 1년, 경남 광장 시민들을 다시 만났다. 이들은 "내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라며 다시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직후인 4일 오전 분노한 시민들이 서울 국회 앞으로 달려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면 이뤘지만 내란 청산은 아직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경남지역 시·군 주요 광장에서 열렸다. 창원에서는 창원시청 앞 광장이 빛의 혁명 주 무대였다.

이곳을 120일가량 매일 지킨 이가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사회를 맡은 김인애 씨다.

김 씨는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파면까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 답답함을 느꼈었다"며 "파면 이후 내란 재판이 시원하게 진행되지 않아, 아직 민주주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사회자는 빛의 혁명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산재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런던베이글뮤지엄 노동착취 사태에 청년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걸 체감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광장에는 일터에서, 학교에서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들은 윤석열 파면·내란 청산이라는 공통 분모와 함께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길 바랐으나 아직 내란청산·사회대개혁은 더디게 느껴진다.

김지현 국립창원대학교 윤퇴사동(윤석열이 퇴진하면 사라질 동아리) 회장은 "윤석열 파면 8개월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내란청산 결과는 보이지 않는다"며 "내란세력이 존재하는 한 윤퇴사동은 사라질 수 없고, 다시 광장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12월 4일 창원광장에서 처음 열린 촛불 집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이효정 청년 노동자는 "매일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바라면서 광장으로 향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집권 이후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등 경제 상황이 좋아졌지만, 노동자의 삶은 오히려 힘들어지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김상민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광장에서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 정치기본권이 생긴다면, 불법 비상계엄 등에 따른 위법한 명령도 불복할 수 있어 올바른 민주주의 가치 수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또한 평일·주말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창원광장을 찾았다. 그는 '윤석열 퇴진' 손팻말과 함께 직접 제작한 기후위기 대응 손팻말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기후 악당 윤석열을 탄핵하고 진정으로 기후위기를 생각하는 대통령을 선출하고자 매일 광장에 나왔다"며 "재생에너지 확대·기후위기 대응 등에 노력하려는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대개혁 요구 실현 언제

건설 노동자들은 윤석열 파면으로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 수 있었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다만 광장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했던 노동현장 개선안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정자 건설노조 경남건설기계지부 총무부장은 "건설 노동자였던 양회동 열사는 숨지기 전 '못된 놈 윤석열을 끌어내려 달라'는 유언을 남긴 바 있었다"며 "결국 건설 노동자를 '건폭(건설폭력배)'으로 몰았던 윤석열을 끌어내면서 그 유지를 이룰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광장은 사회대개혁이라는 큰 과제를 차기 정부에 건넸지만, 사회대개혁 과제는 지난 1년 동안 완성은커녕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건설 현장은 여전히 불법 다단계 하도급, 임금체불로 얼룩져 있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창원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추운 겨울 광장 발언대에 서서 자유 발언·사회대개혁안을 내놓았던 이들은 윤석열 파면이라는 소기의 목적 달성 이후 사회대개혁이 지지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김진형 금속노조 경남지부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광장에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불평등을 갈아엎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며 "1년이 지난 지금 새 정부는 노동 존중을 실현하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현장에 피부로 와 닿는 변화는 없다"고 아쉬워했다.

박미영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대표는 "광장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치면서 동시에 노동자·여성·이주민 혐오, 성차별, 불평등 철폐를 부르짖었다"며 "탄핵 이후 사회가 이 목소리를 계속 듣고 반영할 수 있도록 아직 더 많은 이의 연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통일단체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고자 북한 평향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에 경악했다. 최근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일반이적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내달 1차 공판이 예정됐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파면 선고 직후 창원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양미경 경남자주통일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1년 전 광장 자유발언에서 윤석열의 내란죄에 더불어 외환죄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윤석열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을 외친 적은 없지만, 이역만리 미국에서 간식차를 보낸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조국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하루빨리 내란 관계자 처벌, 내란정당 해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규 '미국 필라델피아 민주 동포 모임' 회원은 "미국 동포들은 윤석열과 같은 독재자 트럼프 때문에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한국도 윤석열 처벌과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이 완결되지 않았기에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고 말했다.

그러면서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내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통해 경제·통일·민생 등 쌓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며 "다시는 윤석열 같은 반민주주의적인 이들이 지도자가 되지 못하도록 미주 동포들도 감시하고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은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경남 광장시민들을 다시 불러모은다. 이들은 반성 없는 내란정당, 내란범을 단죄해야 할 재판부가 오히려 내란범을 옹호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은 3일 창원·진주·거제·양산·산청 등 다시 시민이 광장에서 함께하는 집회를 마련한다.

/안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