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AI전략노트]〈16〉대한민국 'AI 가속페달을 밟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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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화학상은 구글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인공지능(AI) 알파폴드(AlphaFold)'가 주인공이다.
AI가 과학 무대에서 '동반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기업 리더들은 대한민국 연구 생태계 전반에 'AI 패턴 학습'이 혈관처럼 흐르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우리의 우수한 인재들이 실험실에서 AI라는 날개를 달았을 때, 대한민국에서도 제2, 제3의 알파폴드 혁명이 일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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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화학상은 구글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인공지능(AI) 알파폴드(AlphaFold)'가 주인공이다. AI가 과학 무대에서 '동반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생물학계의 난제였던 단백질 3차원 구조 규명은 한건한건이 수십 년이 걸리던 작업이었다. 알파폴드는 이 복잡한 구조를 단 몇 시간만에 예측해 냈다. 신약 개발과 불치병 치료의 문턱은 획기적으로 낮아졌고, 바이오 산업은 '데이터 기반의 예측 과학'이라는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진행 중인 '알파 돌핀(AlphaDolphin)' AI는 돌고래의 언어 패턴을 학습해 인간과 이종 생명체 간의 소통을 꿈꾸고 있으며, 고고학 분야에서는 마모된 고문서의 미세한 패턴을 AI가 분석해 수천년 전 역사를 복원해 내고 있다. AI는 자연의 소리와 과거의 흔적까지 통역하는 '보편적 지성'으로 진화 중이다.
◇대한민국 연구 현장, '패턴 학습'의 엔진을 장착했는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이공계 인재와 연구기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연구소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와 인적 자원은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연구의 '속도'와 '정밀도'를 결정짓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우리는 과연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연구와 실험 현장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 숨겨진,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미세한 규칙을 찾아내는 '패턴 학습(Pattern Learning)' 능력에 있다. 이 능력은 연구개발(R&D)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가속페달'과 같다.
국책 연구소와 기업 R&D 센터가 이 패턴 학습을 전면적으로 결합한다면? 기존 방식으로는 수년이 걸릴 실험 시뮬레이션을 며칠 만에 끝내고, 수만 번의 물리적 실험을 AI가 가상 공간에서 검증하게 될 것이다. 연구원들은 반복 작업에서 해방돼 '창의적 가설 설정'과 '결정'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연구 효율의 혁명이자, 대한민국이 과학 분야 노벨상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무늬만 AI 도입, '도구'로서의 활용 부재가 위기다
실상은 낙관적이지 않다. 대기업의 90%가 AI를 도입했다고 홍보하지만,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메일 요약, 챗봇 응대, 문서 자동화 등 '업무 효율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작 AI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할 기초과학 연구, 신소재 발견, 공정 최적화, 신약 개발 같은 '본질적 R&D' 영역에 AI를 깊숙이 결합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연구소의 리더들이 AI를 단순한 사무 보조 도구로만 치부하고, 핵심 연구 프로세스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지는 않은가? 최신형 스포츠카를 사놓고 동네 마트 장보기용으로만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자원의 낭비다.
◇리더들에게 고함: 지금 당장 R&D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라
여러분 산하의 연구 현장을 점검해 보라. 단순히 “우리도 AI 쓰고 있다”는 보고서에 만족하지 말고, AI가 연구의 '보조'가 아닌 '핵심 파트너'로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AI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글로벌 경쟁자들은 이미 AI를 통해 연구 개발의 주기를 몇 배속으로 단축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리더들은 대한민국 연구 생태계 전반에 'AI 패턴 학습'이 혈관처럼 흐르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 지식(Domain Knowledge)을 가진 연구원들이 AI 기술을 자신의 연구에 접목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재교육, 그리고 외부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독려해야 한다. 우리의 우수한 인재들이 실험실에서 AI라는 날개를 달았을 때, 대한민국에서도 제2, 제3의 알파폴드 혁명이 일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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