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부인 잘못까지 공시하라니"…은행 ‘금융사고 공시’ 완화 건의
로펌 법률자문 구해 금융사고 공시 완화 요청
외부인 사기로 피해 입어도 일단 공시하는 데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2% 초과’ 기준…형평성 문제
당국선 규제 완화 ‘신중론’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2/Edaily/20251202190257843frgr.jpg)
이처럼 외부인의 위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는데도 금액이 10억원 이상이라는 이유로 ‘금융사고 공시’를 해야 하는 규제가 불합리하다며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증권사, 저축은행 등 타 업권과 비교해도 규제 형평성이 떨어지는 데다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와 국내에 모두 공시하고 있어 소비자의 알권리와 은행의 평판 리스크 관리 사이에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들은 최근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금융사고 공시 의무 규정에 대한 의견을 모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자문을 거친 은행권의 핵심 주장은 현행 금액(1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금융사고 공시 기준을 구체화, 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은행은 금융사고 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사고 발생 다음날까지 사고 내용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10억원 이상일 경우 15일 안에 은행 홈페이지 등에 공시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사고에 임직원에 의한 횡령·배임·금품수수 뿐 아니라 외부인에 의한 범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은 외부인에 의한 위법·부당한 행위로 금융기관 또는 금융거래자에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를 포괄해 금융사고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앤장의 법률 검토에서도 은행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침익적 행위를 법률이 아닌 하위 규정인 금융당국 검사·제재 규정으로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침익적 행위는 명확한 기준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타 업권과의 공시 형평성도 은행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의 2%를 초과하는 금융사고에 대해,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5% 초과 금융사고에 대해 각각 공시 의무를 가진다. 은행권에서도 사고 보고는 절대금액 기준으로 하되, 공시는 타 업권과 형평성을 고려해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특정비율 이상일 때에만 의무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들의 글로벌 진출로 해외법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현재는 해외법인 사고 또한 공시하고 있어 ‘이중 공시’라는 문제도 제기했다. 현지와 국내 금융당국에 각각 보고하고 공시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최근 외부인에 의한 사고가 많아지면서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사고 공시가 실제보다 은행의 평판 리스크를 부풀린다고 판단하고 규제 개선을 건의키로 했다. 실제 올해 들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KB국민은행은 9건의 사고 중 외부인에 의한 사기가 5건, 해외 현지법인·자회사에서의 사고가 2건이었다. 하지만 모두 국민은행이 국내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사고를 공시해 얼핏 보면 은행 임직원의 잘못이나 내부통제 실패로 오해할 수 있다.
금융사고 정의부터 공시 의무 기준까지 키를 쥔 금융당국에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외부인에 의한 사문서 위조, 사기의 경우에도 금융소비자 거래와 금융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비자 알권리, 예금취급기관인 은행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공시 규정을 마냥 풀어주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금감원이 올해 업무계획에서 “반복되는 대형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업권별로 상이한 보고·공시 및 제재 기준을 통일하는 등 금융사고 보고·공시 체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은행들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있다.
김나경 (givean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쿠팡, 매출액 10% '4조 과징금' 맞나…이재명 “징벌적 손배 주문”
- 홍라희, 삼성물산 주식 이재용에 증여…지분율 20.82%
- 모르는 돈 100만원 입금됐다면…“돌려주지 마세요”
- “되팔 건데 취득세 왜?”…매매용자동차 세제 개선 착수
- “잘할게요” 마지막 음성…대리기사 매달고 질주해 ‘참변’
- 日 진출하는 범죄자들, 20대男 여성 치맛속 찍다 '철컹'
- "스타벅스서 소주에 치킨" 변테러 이은 중국인 천태만상
- 제주 1년 살기 커플, 340만원 먹튀…사기 아니다?
- '탱크' 최경주 이름 내건 골프장 필리핀에 생긴다
- 헤어롤 론칭한 구혜선…카이스트서 특별 포상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