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 美 릴리 기술평가 연장에 휘청…한 발 멀어진 성과와 시장 신뢰
최초 공시 당시 검토 기간 '약 14개월'만 공개…정정 공시 이후 "원래 계약 기간이 24개월"
제한된 핵심 정보 공개 따른 지적 불가피…상반기 착공 예정 2공장, 아직 미승인 상태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릴리)와 맺은 기술 평가 계약의 종료시점이 당초 기대 보다 10개월 가량 연장됐다. 기술 평가 완료 이후 본계약 체결이 그동안 기업가치를 견인한 핵심 동력인데다, 이를 알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뢰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본계약과 연계될 신규 생산시설 구축 지연까지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펩트론은 지난 1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10월 맺은 릴리와의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 기간이 당초 14개월에서 최대 24개월로 연장됐다고 밝혔다. 오는 6일로 예상됐던 최초 공시 당시 평가 종료 시점이 10개월 가량 늘어난 것이 핵심이다.
양사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은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릴리의 펩타이드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내용이다. 스마트데포는 약물을 일정 기간에 걸쳐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시키는 방식으로 반감기를 연장하는 구조의 장기지속형 기술이다.
특히 GLP-1 계열 처럼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펩타이드 약물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되는 만큼 릴리 비만신약 '젭바운드'의 장기지속 기술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때문에 기술평가를 통해 검증이 완료될 경우 기술이전 본계약 등으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지속돼 왔다.
이는 펩트론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계약 발표 전까지 5만원 안팎을 오가던 펩트론 주가는 계약 공시 7거래일 만에 1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 7월 종가 기준 30만원을 돌파하는 동력이 됐다. 검토 계약 완료 예상 시점을 앞둔 지난달 말에는 주가가 4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평가 기간 연장이 공식화 되면서 최대 10개월의 기다림이 더 필요해졌다.
평가 기간 연장의 배경은 현재 검토 중인 물질 외 추가 물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진 것이 핵심 사유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당초 계약한 물질 외 추가 물질에 대한 검토는 이전 물질 검토가 순항 중이거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을 때 가능한 구조다.
다만 이번 연장 공시의 경우 공개과정이 불투명하단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각에 따라 검토 기간 연장 사유를 호재로 받아들일 수 있음에도 전일에 이어 주가가 급락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계약 공시 당시 계약기간을 '2024년 10월7일부터 평가 종료시까지(약 14개월)'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28일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연장 가능성을 시사할 당시에도 '종료 시점이 일정 부분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도로만 표현했다.
하지만 이날 공시를 통해 24개월의 평가 기간을 명시한 뒤 "원래 계약서에 24개월로 명시돼 있으며, 14개월로 제시한 이유는 충분한 검토기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지난주 홈페이지 공지 당시에도 정확한 계약 기간 공개가 없었고, 공시 계획조차 없음을 알렸다.
다만 이후 거래소 요구에 따라 이날 정정 공시를 내면서 정확한 계약 기간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기대감이 이달 초 평가 완료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 상승 요소로 작용했던 만큼, 설득력과 투명성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비록 공시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핵심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해 투자자 보호에 취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본계약과 밀접한 사업 연관성을 지닌 신규 생산시설 구축 연기 역시 관련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펩트론은 지난해 하반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3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약 650억원을 오송 제 2공장 구축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였다. 현재 보유한 1공장 대비 10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신공장 구축을 통해 향후 릴리와의 파트너십 고도화 및 추가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에서다.
하지만 계획 상 올 상반기 착공, 내년 4분기 시운전 예정이던 2공장은 아직 건축 승인을 대기 중이다. 착공 시기가 최소 반년 가량 밀린 만큼, 2공장 가동은 빨라야 2027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비만 신약의 장기지속 기술 경쟁이 가장 격화되는 시기가 내년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파트너십에 부정적 여파로 작용할 가능성 역시 커진 셈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검토 기간은 연장됐지만 기존 평가 물질에 대한 평가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신공장 역시 지자체 승인만 떨어지면 곧바로 착공에 돌입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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