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왜 '유출' 아닌 '노출'이라 썼나" 쿠팡 대표 "생각 부족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김범석 의장은 사과 안 하나?" 질문에 박 대표 "한국법인 대표인 제가 책임질 것"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박대준 쿠팡 한국법인 대표이사가 2일 국회 과방위 쿠팡 개인정보 유출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이 이용자 안내 때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노출' 표현을 써 논란이 된 가운데 박대준 쿠팡 한국법인 대표이사는 “의도는 없었다”, “저희가 좀 생각이 부족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범석 의장은 사과하지 않느냐 질문에 박대준 대표이사는 “한국법인 대표로서 제가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일 오전 10시부터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의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놀라운 게 쿠팡이 사고 후에 이용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고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중에 과징금이나 이런 걸 생각해서 이런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훈기 의원은 “그렇게 많은 정보가 유출됐는데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다. 쿠팡 대표님 왜 이런 표현을 썼어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박대준 대표이사는 “책임을 모면하고자 하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지금 의원님 지적처럼 다른 의도는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훈기 의원이 재차 “이런 큰 사고가 나면 가입자들한테 안내나 사과하려면 명확히 반성해야지 아무 생각 없이 유출 아니고 노출이라는 표현을 썼냐”라고 묻자, 박대준 대표이사는 “저희가 좀 생각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도 “개인정보 유출입니까? 노출입니까? 답변하세요. 지속적으로 노출이라고 쓰고 있어요. 국민에게 사기 치는 겁니까?”라고 지적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도 “노출 표현은 누구 아이디어입니까? 그런데 쿠팡이 원하는 대로 언론이 써 줍니다. 저는 (과거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노출이라고 표현하는 보도를 본 기억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 쿠팡이 지난달 30일 이용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이어 과방위원들은 한목소리로 김범석 의장은 사과하지 않느냐라고 질타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사태가 이만큼 심각한데도 실질 소유주인 김범석 의장의 거취를 지금 모르고 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박대준 대표님? 대표께서 나와서 이 질의에 응답하는 것 지금 감당되겠습니까? 국회 상임위 나오라면 온갖 대관 다 동원해 다 빠지고 사고 나니까 얼굴도 안 보이고 대표이사 내보내 가지고 샌드백시키고 말이 됩니까”라며 “한국 사회에 쿠팡이 기여한 게 뭡니까? 배달의민족은 (독일 기업이 인수해) 독일의민족이 된 지 오래고 쿠팡은 괴도 루팡된 지 오래다. 대한민국에서 돈 벌겠다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훈기 의원은 “국민들은 김범석 의장이 직접 국민께 정중히 사과하길 원하고 있다. 그분은 항상 뒤에 숨어 있나요? 사과할 의향이 없는 겁니까”라고 묻자, 박대준 대표이사는 “제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전체 책임을 지고 있고 제가 한국법인의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사태가 수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