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성추행 의혹의 나비효과…민주당 덮친 ‘성비위 트라우마’

변문우 기자 2025. 12. 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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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비서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張…“허위 무고와 음해에 강력 대응”
野, 의원직 사퇴 공세 돌입 “2차 가해 도 넘어”…여성단체도 격앙 반응
안희정·오거돈·박원순·박완주 트라우마에 떠는 與…또 지선 악재 부상?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2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불신 극복 및 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 사법행정 개혁안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주류로 꼽히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여당에 비상이 걸렸다. 장 의원은 '무고'를 주장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지만 '2차 가해'라는 역풍도 부는 모습이다. 여기에 혐의 관련 후속 보도까지 쏟아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과거 성비위 사태들까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위치한 식당에서 여성 국회 비서관 A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A씨는 사건 후 약 1년만인 11월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로 배당돼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경찰은 당시 사건 정황이 담긴 영상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장 의원은 즉각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라며 "허위 무고와 음해에 대해 법적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비서관들과 회식하던 중 잠시 자리를 이동했다가 밖에 나와 있었는데, 고소인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와서 행패를 부려 자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11월30일 기자회견에선 "이 사건은 '데이트폭력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당시 추행은 없었다. 고소인의 남자친구의 폭언·폭력으로 동석자 모두 피해를 입었는데 일부 왜곡된 보도로 사안이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고와 데이트폭력은 중대한 범죄"라며 "진실을 밝히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사태가 커지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곧바로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 경과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 논란과 관련한 지도부 차원의 추가 논의나 윤리감찰단의 보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장 의원이 주장하는 무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찰과 윤리감찰단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장 의원에 대한 후속조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도부는 윤리감찰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사안 자체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갖겠다"고 전했다.

"지선 코앞인데"…張 논란에 난감한 민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선 과거 홍역을 치렀던 '성비위 트라우마'가 다시금 엄습한 분위기다. 민주당은 앞서 2018년엔 안희정 충남지사, 2020년엔 오거돈 부산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례로 권력형 성비위 사태에 연루된 바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가해로 제명되기도 했다.

해당 사태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방선거에 치명상을 입혔다. 오거돈 시장의 사퇴와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진 2021년 4·7 재보궐선거의 경우 두 광역단체장 자리를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다. 또 박완주 의원 제명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크게 패배했다. 장 의원 역시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이라는 요직을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야권은 대규모 공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의원의 성폭력에 이어 2차 가해가 도를 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하고 있다"며 "장 의원 지역구 선배인 민병두 전 의원도 성추행 의혹 제기 직후 의원직을 내려놨다. 민주당이 장 의원을 감싸면 국민적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장 의원이 피해자뿐 아니라 남자친구까지 고소하겠다고 한 것은 국면 전환을 노린 대응"이라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우물에 독 타기식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주진우 의원도 SNS를 통해 "민주당은 성폭력 사건이 터져도 당사자가 피해자를 무고로 몰면 그냥 넘어갈 것인가"라며 "이번 사태는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장 의원의 성추행 보도를 접하며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이 주권자인 여성을 성적인 자기만족의 수단으로 삼았다. 더욱이 국회의원이 우월한 지위에서 보좌관의 인격권을 무시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 차원의 징계는 물론, 수사를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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