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쿠팡 주가 급락…김범석 의장, 이미 5000억 현금화

양호연 2025. 12.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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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원화한 기형적 지배구조 도마
김범석 의장, 의결권 70% 보유
총수 지정 피하고 경영 책임 회피
한국 국민 상대로 사업, 기부는 미국에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쿠팡 관련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가 열린 가운데 박대준 쿠팡대표가 회의장을 나서며 공개 사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쿠팡의 주가가 미국 뉴욕 증시에서 5% 넘게 급락했다. 한국에서 터진 사고의 파장이 미국의 투자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가 급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허술한 관리체계 외에도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법인이면서 사업은 한국에서 하는 쿠팡의 기형적인 운영구조와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은 머리 외국인 김범석 의장, 이미 5000억원 챙겨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Inc는 전 거래일 대비 5.36% 내린 26.65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 중 한때 7% 이상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낙폭은 지난달 5일(5.94%)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컸다.

이번 급락은 국민 4명 중 3명에 해당하는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 나온 첫 거래일에 나온 결과다. 쿠팡의 허술한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초기에 수천건 수준으로 알려지던 유출 규모가 7500배로 불어났고, 외부 해킹이 아닌 전직 직원에 대한 인증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자, 내부 통제와 모니터링 시스템 작동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둘러싼 논란도 재소환된다. 미국 이민자로 ‘검은 머리 외국인’인 김 의장은 의결권의 70%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국회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참석을 피하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클래스B 보통주를 1억5780만2990주(지분율 8.8%)를 보유하고 있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김 의장의 지분율은 73.7%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면서 무려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

◆미국에 기부하고 한국서는 책임 외면

쿠팡은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면서 국내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런데도 사회적 책임과 내부 통제 측면에선 미국 법인이자 미 증시 상장사라는 이유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3조원이다. 연 매출은 작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었고 올해 5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국내서도 이룬 성과다.

김 의장은 그러나 1년 전 5000억원가량을 손에 쥐면서 200만주를 자선기금에 증여하면서도 국내 사회를 외면했다. 당시 자선기금 대부분이 미국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장은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에서도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를 피했다.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동일인 판단 기준이 개정됐지만 정작 김 의장은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 총수로 지정되지 않아 사익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모국 국민을 상대로 사업해 수십조원의 매출을 거둔 김 의장이 한국 내에선 경영책임과 사회적 책임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그동안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물류센터·배송 노동 환경 악화와 그로 인한 과로사 문제, 입점업체 수수료 과다 등으로 반복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올해 국정감사에서 경영진이 5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데다, 국감에서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상설특검 수사까지 받게 됐다. 이때에도 정작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 불참했다.

쿠팡은 이번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허술한 리스크(위험) 관리와 부실한 책임 경영 측면에서 ‘디스카운트 요인’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최대 1조원대로 예상되는 과징금과 집단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가능성, 회원 탈퇴 러시 등으로 수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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