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FA 결론 아직…진전 더디다
-전력·상징 둘 다 걸린 협상…‘최소 지출’ 기조에 팬심 불안
-최형우 이적 가시화 속 양현종 장기전 가능성 부상
-주축 이탈 이어지며 중심축 흔들려…스토브리그 불확실성 증폭

KIA 구단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속도는 더디지만 테이블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종 선수의 필요성이나 평가에 변화는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만큼 구단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를 핵심 전력으로 평가하는 기존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협상의 진척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붙잡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논의는 이어지고 있으나, 이견 조율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7승 9패, 평균자책점(ERA) 5.06을 기록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아쉬웠지만,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을 지탱했다. 11차례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고, 꾸준함과 경기 운영 능력은 후배들에게 기준점이 됐다. 통산 탈삼진 1위, 최다 이닝 2위, 최다승 2위에 오른 그는 KIA의 역사와 직결되는 존재다. 단순 연장 계약이 아니라 팀의 정체성과 연결된 사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KIA의 오프시즌 기조다. 내부 FA 6명, 2차 드래프트, 연봉 조정, 아시아쿼터, 외국인 구성까지 다양한 과제가 겹친 상황에서 구단은 ‘제한된 예산’ 속에서 움직였다. 지금까지의 행보도 적극적인 투자보다 최소 지출에 맞춘 대응에 가깝다. 실제로 내부 FA 중 재계약한 선수는 불펜 이준영 1명뿐이다. 박찬호와 한승택의 이적은 자본과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형우와 양현종은 다르다. 두 선수는 전력과 상징을 모두 갖춘 구단의 얼굴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과 명분이 다르며, 그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논의가 예산 문제로 흐트러지면서 “구단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 아니냐”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최형우의 테이블이 보여줬듯, 이번 협상도 가벼운 선택이 아니다. 팀 전체의 균형이 흔들리는 가운데 양현종의 거취는 향후 운영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잇따른 주축 이탈에 팬심은 더욱 요동치고 있다. 최형우 이탈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와중에 양현종의 국면까지 길어지자 “팀의 중심이 연달아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전력과 상징성이 동시에 약해지면서 팬들의 피로감도 깊어지고 있다. 스토브리그 전반을 감싼 불확실성 탓에 이번 겨울의 파장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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