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890억 쿠팡도 뚫렸는데…10분의 1쓰는 이커머스 ‘무방비’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5. 12. 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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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3370만개 계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켜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정보보호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간 890억원 이상을 정보보호에 썼던 쿠팡도 사상 최악의 유출 사태를 겪은 상황에서, 다른 업체들이 쓰는 돈은 쿠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 걱정이 커지고 있다.

쿠팡이 사상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를 빚었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는 올해 49억5590만원을 정보보호를 위해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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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커머스는 안전할까
이마트 61억·11번가 50억원
정보보호 인력도 쿠팡 211명
타업체는 20~30명에 불과해
모니터링 강화 등 대책 시급
멀리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가 보인다. [이승환 기자]
쿠팡이 3370만개 계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켜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정보보호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간 890억원 이상을 정보보호에 썼던 쿠팡도 사상 최악의 유출 사태를 겪은 상황에서, 다른 업체들이 쓰는 돈은 쿠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업체에서 빠져나간 정보가 중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면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889억7980만원을 정보보호 부문에 투자했다. 쿠팡은 2022년 534억5930만원을 썼지만 매년 규모를 확대해 업계에서는 압도적인 수준의 정보보호 투자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부문으로 그 범위를 넓히면 올해만 1조9171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같은 투자에도 쿠팡의 중국 국적 전직 직원은 해외 서버를 통한 접속을 통해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이름·주소·전화번호·이메일 등)를 빼돌렸다. 한국 성인 4명 중 3명, 이커머스 이용자 대부분의 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쿠팡이 사상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를 빚었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는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는 올해 49억5590만원을 정보보호를 위해 집행했다. 11번가는 2022년에 55억원 수준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점점 그 규모를 키워 지난해 66억2970만원까지 올리는 등 정보보호에 신경을 썼지만 올해 들어 소폭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G마켓과 옥션을 보유하고, 이마트몰 등을 운영하는 SSG닷컴을 자회사로 둔 이마트도 올해 정보보호를 위해 60억8950만원을 썼으며, 이커머스 업체 롯데온과 함께 백화점 등 여러 형태 유통 기업을 보유한 롯데쇼핑도 72억2040만원을 투자했다. GS샵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엔 34억7160만원을 집행했지만 올해는 78억2920만원으로 급격하게 정보보호 부문 규모를 키웠다.

그나마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등 최근 커머스 분야를 육성하고 있는 네이버가 쿠팡과 필적할 정도의 투자를 하는 실정이다. 네이버는 점진적으로 규모를 끌어올린 결과 올해 552억6520만원을 정보보호에 쏟았다. 다만 네이버는 검색 분야가 주요 사업 부문이기에 정보보호 수요가 더욱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정보보호 관련 인력 규모도 쿠팡이 다른 업체들보다 압도적이다. 쿠팡은 올해 월 평균 211.6명의 정보보호 인력을 고용했다. 올해 기준으로 그 뒤를 잇는 유통 기업은 롯데쇼핑(32.4명)으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11번가는 2023년에는 38.2명의 인력을 썼지만, 점차 감소해 올해 31.9명까지 줄었다. 이마트와 GS리테일은 각각 21.8명, 20.2명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업체가 보유한 정보가 유출될 경우 다른 업종 대비 타격이 훨씬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름,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배송지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 일부 주문 내역 등까지 넘어가면 통신사 정보 유출보다 피해 범위와 파장이 크다는 것이다.

한 정보보호 관련 전문가는 “이커머스 업체의 정보는 다른 정보와 달리 고객들이 수시로 자발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더욱 살아 있고 가치 있는 정보”라고 부연했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데이터의 국외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 승강장에 알리익스프레스의 광고가 걸려 있다. [한주형 기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기업의 한국 진출과 G마켓·알리바바 간 기업결합 등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등 국외로 데이터가 빠져나간다면 더욱 손실이 크다는 주장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과 알리바바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고 ‘국내 온라인 해외 직구시장’에서 상대방의 소비자 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마트 측은 신세계아이앤씨를 통해 365일 24시간 보안 관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관계사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 정밀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 기관 등을 통해 확인되는 악성코드를 파악하고 보안 시스템을 즉시 적용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G마켓은 지난 주말에 긴급 보안점검을 했으며 SSG닷컴은 정기·수시 점검과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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